주류도 정발연도 정면충돌 자제/조윤형의원 제명 늦춰진 신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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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집단탈당 막으려 개별설득 분주/주류/야권통합 내세워 국면전환 시도/정발연
「조윤형 환부」를 잘라내면 신민당의 체질이 보다 강화될 것인지,만년 후유증에 시달리며 고생할 것인지가 정가의 관심이다.
신민당은 정발연의 현저한 세약화 속에 주류측의 각개격파가 어느 정도 먹히는 듯한 분위기.
조부의장 제명확정 절차를 밟는데는 약2주일의 시간이 남아 있어 양측간 극적 정치적 타결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주류측은 ▲제명번복불가 ▲정발연 굴복강요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신민당 당권파는 조부의장에 대한 당기위의 제명제소결정에 정발연이 크게 동요하고 있다고 보고 30일 국·부장단 회의,인권위원회 당직자모임 등을 연데 이어 31일에는 비호남지역이 전부인 원외위원장회의를 소집,혹시 있을지도 모를 동요사태를 차단키로 했다.
이와 함께 정발연 의원들을 개별접촉,공천보장 등의 「당근」을 지시하며 연구계보로의 조직전환에 나서줄 것을 촉구하는 등 각개격파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31일 열린 주요 간부회의에서 제명확정을 위한 임시당무회의 소집문제가 다시 연기됐으나 조부의장 제명조치를 번복할 수 있다는 시사라기 보다 정발연 회원들에 대한 불필요한 자극을 피하고 「선무공작」을 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많다.
조부의장이 김총재를 찾아가 사과한뒤 사면을 받는 「정치적 해결」도 양측 온건론자들에 의해 모색되고 있으나 김총재가 그럴 필요를 안느끼고 있다고 한다.
○…김총재가 조부의장과 정발연 문제에 대해 작심한듯 단호히 대처하는 배경에 정국앞날을 내다보는 나름의 「DJ(김대중) 구상」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있다.
즉 시도의회 선거패배와 7·16 여야영수회담을 거치면서 야권통합→정권교체의 수순을 무리하게 밟아나가기 보다는 현재의 민자­신민구도를 확고히 해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굳힌 것 같다는 관측이다.
즉 민주당을 철저히 군소정당으로 떨어뜨리고 신민당의 「제1야당」 위상을 확고히 함으로써 끊임없이 제기되는 야권통합론을 차단하면서 대여 협상을 주도하겠다는 생각이다.
김총재의 한 측근은 최근 사석에서 『민주당과의 되지도 않을 야권통합을 논하다가 김총재가 상처받는 것보다 차라리 제1야당으로 계속 남아 있는게 낫다』고 밝힌바 있다.
이는 김총재가 야권정치보다 대여정치협상,더 나아가 노대통령­김총재간 고도의 「정국구상」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정가의 풍설을 우회적으로 뒷받침해 주었다.
따라서 김총재는 정발연문제와 관계없이 금명간 당직개편,8월말까지 신규 지구당위원장 내정 및 사고당부선정 등을 통해 당분위기를 바꾸고 여당과 정치협상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정발연측은 조부의장 제명건은 명분이 약해 즉각 정면대응은 하지 않되 「야권통합」 쟁점을 부상시키겠다는 생각이다.
한 회원의원은 『이미 정발연은 8월말을 신민­민주당 통합운동의 시한으로 설정해 놓았다』며 『당지도부가 통합의지가 없다는 사실이 분명히 확인되면 9명의원 전원이 집단탈당할 것을 여러차례 다짐했다』고 밝혔다.
정발연은 31일 민주당이 제시한 통합안을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수용하고 이를 내달 1일 열릴 당 「통합추진위」에 제시키로 했다.
이 안은 그동안 정발연과 민주당측이 수차례 접촉해 만든 사실상 양측의 공동안으로 ▲김대중·이기택 공동대표의 집단지도체제 ▲신민·민주·재야의 지분을 6대4대2로 한다는 것이다.
정발연의 노승환·조의장 등 서울출신 통합주장파들은 조부의장 제명 국면을 「야통국면」으로 전환해 놓고 통추위·당무회의 등이 이 통합안을 거부하면 임시전당대회 소집을 요구해 「탈당명분」을 찾겠다는 작전이었다.
그러나 과연 탈당의원의 규모가 어느 정도 될지는 미지수.
30일 회의에 노승환·이형배·박실 세의원만 참석한 점,정대철 의원이 일부러 김총재를 찾아가 출국인사를 한 점 등 벌써 전열이탈조짐을 드러내주고 있다.
당권파는 조부의장을 포함,3명을 넘지않을 것이라고 자신만만한 모습인데다 민주당과의 통합노력이 아무런 주목도 끌지 못하게 돼 「정발연 계보구성」은 잠시동안의 해프닝으로 끝날 처지에 몰리고 있다.<전영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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