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시민운동단체로 정착/창립 두돌… 어떻게 변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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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투기근절등 위해 고발·대안제시/캠페인위주 지양 내실다질 방침
경제정의실천 시민연합(경실련)은 22일 오후 서울 흥사단에서 창립2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이날 변형윤 경실련공동대표는 대회사에서 『경실련이 줄곧 주장해온 부동산투기근절을 위한 세제개혁,금융실명제도입등 개혁조치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오히려 광역선거이후 보수화물결만 거세지고 있다』고 평가하고 『앞으로 시민의 힘을 모아 제반 경제개혁을 이루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의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개혁운동」을 내걸고 지난 89년 7월 등장한 경실련은 창립 두돌을 맞아 지금까지의 지나친 외형위주 활동에서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방향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경실련은 지난 2년간 각종 사회부정에 대해 고발과 적절한 정책대안 제시로 낯설지 않은 탄탄한 시민운동단체로 자리잡았다.
이에 힘입어 창립당시 5백여명이었던 회원이 5천7백여명으로 늘고 연간예산도 재야운동단체로는 적지 않은 4억원을 넘게 됐다.
그러나 그동안의 활동을 지켜본 국민들간에는 「경실련이 경제운동단체인가,사회운동단체인가」라는 위상에 대한 의문과 함께 지나친 캠페인위주의 활동방식때문에 내실을 다지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온 것도 사실이다.
경실련은 이같은 여론을 수렴,새로운 활동방향을 제시한 「경실련운동의 평가와 전망」이라는 자료를 내놓아 주목받고 있다.
경실련은 내부합의를 거쳐 도출된 이 글을 통해 앞으로 경제문제에 보다 집중적인 관심을 쏟을 방침을 밝히고 있다.
그동안 국가보안법·공명선거등 모든 사회문제에 개혁운동을 벌이다보니 정작 부동산투기·금융실명제문제등 고유의 업무에 상대적으로 힘을 집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 이 과정에서 차분하게 장기적인 정책대안을 제시하기보다는 그때 그때 성명서를 발표하거나 다른 단체의 인원동원력에 힘입어 캠페인성 운동으로 치우쳐 회원중심의 활동이 크게 제한받았다는 자체비판도 나오고 있다.
서경석 경실련사무총장은 23일 이에 대해 『경실련안에 특별기구를 만들어 과소비추방,경제윤리헌장제정등 「한사람 한사람을 변화시켜나가는 운동」에 보다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홍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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