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주택翁의 'No 주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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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41년간 불우 아동을 보살펴온 희수(喜壽)의 보육원장이 그간의 노고를 인정받게 됐다.

주인공은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 '새소망의 집' 노주택(魯周宅.77.(左))원장. 1962년 아동보육에 첫발을 내디딘 뒤 한결같은 자세로 불우아동을 돌봐 온 魯원장은 25일 아산사회복지재단으로부터 대상을 받는다.

그는 황해도 옹진 출신으로 피난 시절 연평도에서 고아를 헌신적으로 돌보는 선교사의 활동에 감동해 피난민 수용소에서 아이들을 돌보기 시작했다. 62년 대구 성광보육원을 시작으로 이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66년부턴 '새소망의 집'에서 일했다.

魯원장은 지금까지 모두 1천2백여명의 불우 아동을 길러냈다. 이중 71명은 대학까지 진학시켰고 나머지도 최소한 고등학교까지 마치도록 했다.

특히 13명은 스위스에 유학을 보내기도 했다. 이 중 물리학 박사인 이병주씨는 독일에서 교수로, 경제학 박사인 안은억씨는 싱가포르에서 근무하고 있다.

魯원장은 '부부 보육사'라는 독특한 제도를 창안해 정착시켰다. 진짜 부부인 보육사 8쌍이 각각 12명 안팎의 아동을 자식처럼 돌본다. 보육사들의 친자식도 함께 생활한다. 건물도 별도로 돼 있어 진짜 가정 분위기를 낸다.

魯원장 본인 가족도 보육원 사택에서 같이 살아왔다. 그동안 집 한칸을 마련하지 않아 '노(NO) 주택'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魯원장의 세 아들 중 첫째와 둘째가 사회복지사로 대를 이어 불우아동을 돌보고 있다.

그는 "아이들을 사랑하면서 살아온 것밖에 없는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돼 기쁘기 그지없다"면서 "상금 3천만원도 새소망아동복지관 건립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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