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TV 12월 첫 전파|송신소 건설에 달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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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서울방송 (SBS)의 TV개국 일자가 l2월9일로 확정됨에 따라 본격적인 민방 TV 시대의 개막을 앞둔 SBS측의 인력·시설 준비 현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3월 라디오 개국 때 인력 스카우트 문제로 기존의 방송사들과 보이지 않는 마찰을 겪었던 SBS가 실제 승부를 걸고 개국 준비에 부산한 TV쪽의 저간 사정이 궁금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동안 날짜만 안 잡았지 공공연히 10월로 개국 시기를 정해놓았던 SBS가 기존 방송사 등 주변의 견제로 결국 인력·시설 확보에서 벽에 부닥쳐 개국을 뒤로 늦추게 됐다는 설도 나돌았기 때문이다.
서울방송이 방송국 운영에 필요하다고 보고 있는 전체 인원은 5백94명. 계약직까지 합치면 9백90명 선에 이른다.
특히 관심을 모으는 기자·PD직의 충원은 외부 시각과는 달리 대부분 마무리 단계에 와 있고 다섯달 남짓 남은 기간에 모두 채워 넣을 수 있다는게 SBS측의 계산이다.
스카우트를 둘러싸고 기존 방송·신문사와의 갈등은 있었지만 보도국의 경우 라디오 영역을 함께 뛰는 기자들은 총 예상 인원 1백20명 중 1백명이 충원됐고 PD등 TV제작 인력도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드라마, 교양, 쇼·오락 제작진을 모두 1백명으로 할 때 필요 인원 30명 중 5명만이 충원된 쇼·오락 부문을 빼면 대부분이 충원돼 앞으로의 제작에 큰 지장은 없다고 SBS측은 설명한다.
시설에 다소 문제가 있긴 하나 여의도 사옥내의 스튜디오 공사가 한창이고 운현궁·양평동 스튜디오 공사도 9월말 완공 예정이어서 TV제작에 큰 차질을 빚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SBS관계자의 설명이다. 반면 부지 2만5천여평의 일산 지역 제작 단지는 조만간 공사에 착수하나 TV개국 이후에나 이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인력·시설 확보 쪽보다 송신소 문제가 가장 큰 현안.
KBS가 안양 등 난시청 지역을 위해 운영해오던 채널 5번이 SBS측의 채널 6번과 겹쳐 TV화면의 혼선이 예상됨에 따라 KBS가 채널을 UHF 25번으로 옮기는 대신 서울방송이 관악산 송신소를 지어주기로 합의했으나 공사 소요 기간에서 차질이 생겼기 때문.
SBS측은 창사 1주년인 11월14일 또는 11월25일 등을 TV개국 일로 잡기도 했으나 라디오 개국 때 송신소 문제로 예정 개국 일이 20일이나 미뤄진 전철을 감안, 무리하지 말자는 견해가 작용, 말많은 TV개국 일이 12월로 최종 확정됐다는 후문이다. <김기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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