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아빠, 쇠약한 엄마, 사시였던 딸…'맞춤형 관리' 1년 만에 새 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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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1년 전만 하더라도 시연이(가명.초등4)네 집은 희망이 없어 보였다. 장애 3급으로 무직인 아버지는 술과 담배로 소일하고, 어머니는 숨이 차고 기력이 약해 일을 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몸이 왜소한 시연이는 사시까지 있어 우울하기만 했다. 한달 기초 수급비 70여만원이 수입의 전부인 시연이네는 이 돈으로 월세 25만원을 내며 힘겹게 살아가고 있었다. 이 사실을 안 위 스타트 안산 마을은 아동 맞춤형 서비스(사례 관리)에 나섰다. 마을 센터의 복지.교육.건강 조정자가 가정을 방문, 문제를 파악하고 처방을 내려줬다. 복지관 등 관련 기관과도 잇따라 회의를 했다.

시연이에겐 안과병원을 주선해 줘 사시를 검진하고 안경을 맞춰줬다. 이후 실명예방재단으로부터 사시 수술을 받은 시연이는 외모에 대한 자신감을 되찾았다. 언니와 함께 방과후 아카데미에도 다니기 시작했고, 학업 성적도 평균 40점에서 70점 이상으로 껑충 뛰었다. 표정부터 밝아진 시연이는 친구들을 사귀는 데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보건소를 알선 받아 백내장이 발견된 아버지는 수술을 받았다. 보건소의 금연 프로그램에 참여해 금연에 성공하면서 취업 의지도 살아났다. 지금은 장애인복지관 자활팀이 자활상담과 취업을 돕고 있다.

어머니는 보건소의 지속적인 검진과 상담을 통해 건강을 회복하고, 남편의 변화에 기뻐하면서 셋째까지 임신해 곧 출산을 앞두고 있다.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는 시연이네는 희망을 만들어가고 있다.

위 스타트 안산 마을 이혜숙 팀장은 "민.관이 힘을 합쳐 무엇이 필요한지 알아보고 그에 맞는 지원을 하니 불과 반년 만에 한 가정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아동과 부모 맞춤형 사례 관리가 위 스타트의 핵심이다.

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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