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 '출장 연주' 불러만 주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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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클래식 음악을 이제는 원하는 곳에서 편하게 즐기세요."

20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도서관 2층 시청각실. 140여 명의 어린이가 실내를 가득 메운 가운데 무대엔 자일로폰.트라이앵글.아프리칸 드럼 등 10여 가지의 타악기가 놓였다.

"자동차 휠이나 소파 등 생활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물건들 모두 훌륭한 타악기가 될 수 있다"는 서울시향 관계자의 설명에 아이들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악기들을 살펴봤다. 재즈곡이나 아프리카 전통 음악 등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곡들로 채워진 이날 공연에서 아이들은 간단한 악기 설명은 물론 직접 연주해 보는 기회도 가졌다.

서울시향의 '찾아가는 음악회'가 시민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찾아가는 음악회'는 비싼 공연 관람료 때문에 자주 공연장을 찾을 수 없는 시민들을 위해 서울시향이 지난해 시작한 무료 클래식 공연이다.

지난해 1월 서울 구로구의 한 교회에서 열린 음악회에는 2만1000여 명의 시민이 몰렸다. 호응이 이어지면서 서울시향은 올해 52회 이상 무료 음악회를 열 계획이다. 지난해(33회, 6만7000여 명 무료관람)보다 60% 정도 늘어난 것이다. 이 중 여섯 차례는 교향악단 전원이 참석했다. 서울시향의 찾아가는 음악회가 자리를 잡기까지 어려움도 많았다. 각종 공연 일정이 겹쳐 시간을 내기가 만만치 않았고, 세종문화회관 등 큰 무대에만 서던 단원들이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서울시향 전병윤 팀장은 "이제는 시민에게 다가선다는 보람 덕분에 단원들 모두 즐거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향은 구청이나 학교.사회복지단체 등에서 무료공연을 신청해 올 경우 일정과 공연의 성격 등을 감안해 공연을 결정한다. 문의는 서울시향 공연기획팀(02-3700-6323).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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