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대학원서 「동북아 환경변화」 세미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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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일 군사대국화 가속/자위대 해외파병 제도마련/한반도 「힘의 균형」깨선 곤란/“자국이익 위해 냉전구조 장기화바라” 지적도
일본이 자위대의 해외파병을 위한 제도적 장치마련등 「군사대국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동북아 안보환경 변화와 일본의 군사력증강」 세미나가 8일 오후 서울 수색 국방대학원 제2강당에서 이 대학원 안보문제연구소(소장 권문술 육군소장) 주최로 열렸다. 세미나에서 일본 방위연구소의 다케다 히데시 교수는 『일본은 어떠한 이유로도 한반도에서의 균형을 깨서는 안된다』고 주장,관심을 모았다.
다케다 교수는 『일본은 미 일 안보조약의 기본골격하에서 적정수준의 방어위주의 군사력을 건설했으며 군사적 역할에 있어서 일본과 미국의 기능배분은 상호보완적인 것이지 상호교환 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전제,『일본은 방위비 분담에 의해 미군의 전진배치를 통해 일본의 방위뿐만 아니라 지역안보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케다 교수는 이어 『일본의 방위정책은 적정수준의 방위력 건설을 위한 노력과 아시아·태평양지역과 그외 다른 모든 지역에서 안정에 기여하고 있는 미국과의 긴밀한 관계를 변화시키려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그러나 일본이 주변에서 침략이나 지역의 불안정을 초래할 힘의 공백이 생기는 것을 허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선택적인 군사력 사용 가능성을 전망했다.
다케다 교수는 특히 『일본의 어떠한 새로운 정치적,혹은 안보의 이니셔티브도 한반도지역의 균형을 깨서는 안된다』고 주장,『핵사찰이나 개방에 대한 북한의 태도가 불명확한 상태에서 일본·북한의 급진적인 관계개선은 한국의 안보에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감안,신뢰구축을 위해 보다 건전한 제안을 함으로써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는데 협력해야 하고 북한과의 협상에 이 문제를 연결시켜 북한이 신뢰구축 방안을 받아들이도록 외교적 노력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 해군대학원의 에드워드 A 올슨 교수는 「일본의 군사력 역량의 증가에 대한 미국의 견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일본이 막강한 군사대국이 될 것이란 점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으며 보다 핵심적인 것은 일본이 그 군사력을 사용하고자 하는 의지에 관한 것』이라며 『일본이 걸프전쟁에서 나타난 바와같이 자국의 이익을 위협하는 상황에서도 군사력 사용을 주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올슨 교수는 『초강대국간 냉전의 종식,아시아에서의 소련의 위협감소,그리고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미국의 수정된 세계전략 등이 현재 일본의 전략적 사고에 영향을 주고있다』고 전제하면서 『일본은 자국의 방위상 이점과 경제적 이점을 보전하기 위해 냉전시기의 안보관계를 보전하길 매우 선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올슨 교수는 또 『일본이 군사력 사용을 주저함에도 불구하고 주변국들은 현재 일본이 이룩한 군사력 역량자체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일본이 전략적 계획에 포함시키는 요소들은 두개의 한국,또는 통일된 한국이나 중국으로부터의 공격에 대한 가상적 이유들도 있지만 보다 결정적인 것은 소련의 군사적 위협과 미국이 정책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정치·경제적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의 재무장과 아시아의 국제정치」라는 주제발표를 한 타이완 담강대 토머스 B 리 교수는 『일본의 성공적인 세계시장 지배는 일본으로 하여금 가까운 장래에 국제 무기시장에 진입토록 만들 것』이라며 『이럴경우 지역 및 세계적 긴장은 일본의 재무장을 위한 궁극적인 원동력을 쉽게 제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정리=이만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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