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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Life] "한국 여성 피부 부럽스무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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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면

일본에 '피부 한류(韓流)'가 불고 있다. TV 정보 프로그램.잡지 등 각종 매체에서 '한국 여성처럼 피부 고와지는 법'이 화제다.

"한국 여성의 피부는 정말 아름답습니다. 살결이 곱고 광택이 나서 같은 여자로서 부러울 정도입니다."

로레알 일본연구소의 스킨케어 부문 책임자인 이노우에 미카 박사 역시 한국 여성의 피부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시아 최대의 화장품 연구소인 로레알 일본연구소는 랑콤.HR.로레알 파리.비오템 등을 생산하는 세계 1위의 화장품 업체 로레알에서 운영하는 곳이다. 한국.중국 등지의 로레알 연구소와 협력해 아시아 여성 5천여명을 조사하는 등 다양한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 곳에서 '피부 한류'에 대해 짚어봤다.

마늘.고추가 미인을 만든다?

"아시아 여성의 피부 구조는 매우 유사합니다. 특히 한국 여성과 일본 여성의 피부는 유전학적으로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이노우에 박사는 한국 여성의 피부가 '타고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자연 환경.식습관.생활 방식 등에 의해 유달리 결고운 피부를 갖게 된다는 것. 그 중에서도 특히 주목받는 것은 마늘.고추.인삼 등 몸의 발한작용을 도와주는 음식물을 많이 섭취한다는 점이다.

"발한작용으로 인해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기 때문에 기미도 덜 생기는 거죠."

이노우에 박사는 '김치를 많이 먹으면 피부 미인이 된다'는 속설이 돌 정도로 한국 여성의 식습관이 일본 여성의 주목을 끌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한국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위도가 높은 지역에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자외선을 덜 받는다. 한국 여성은 자연적으로 피부가 보호받는 환경 속에 있는 것이다.

아시아 최고의 기초 화장

한국 여성의 기초 화장은 아시아 제일이다. 아시아지역 로레알 연구소들이 한국.일본.대만.중국.태국 등 아시아 5개국 여성들의 아침.저녁 기초 화장을 비교한 결과다. 한국 여성이 아침에 사용하는 화장품은 4.6개. 2위인 일본 여성보다는 1.4개, 태국 여성보다는 1.9개를 더 사용한다. 영양 공급에 집중하는 저녁에 사용하는 화장품은 5.5개로 2위인 일본 여성보다는 1.5개, 중국 여성보다는 3.1개가 더 많다. 이노우에 박사는 "한국은 겨울이 춥고 건조하기 때문에 피부를 촉촉하게 관리하는 데 유난히 신경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은 주름 고민, 일본은 모공 고민

일본은 유독 화이트닝(미백) 제품이 발달한 나라다. 노화의 첫단계로 기미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한국보다 덜 춥고 건조한 대신 자외선량이 많아서다. 또 일본에는 지성.복합성 피부가 많다. 한국에 비해 전반적으로 기온이 높아서다. 따라서 넓은 모공이 가장 큰 고민이다. 한국에서는 여름에나 인기있는 모공관리 에센스('스킨 리파이너')가 일본에서는 가을이 깊은 지금도 시장 1위를 차지하는 이유다.

반면 한국에서는 안티에이징(노화방지) 제품이 단연 인기다. 주름이 노화의 첫 신호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아침에 노화.주름방지 제품을 사용하는 한국 여성은 21%. 저녁에는 35%가 사용한다. 이웃 중국에서는 아침에는 5%, 저녁에는 4%가 사용할 뿐이다. 따라서 한국 시장은 안티에이징 제품의 주무대로 각광받고 있다. 로레알 파리의 경우 지난해 유럽 시장에서 각광받은 노화방지 에센스 '비저블 리절트'를 올 가을 한국에 출시하면서 한국 여성의 기호에 맞춰 질감.향 등을 완전히 바꾸기도 했다.

가와사키=구희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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