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사람 사람] 롯데 영플라자 식당가 설계 맡은 신성순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0면

"이제 레스토랑은 단순히 음식을 먹는 장소에서 벗어나 그곳만의 독특한 문화와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합니다."

국내 레스토랑 인테리어의 일인자로 꼽히는 신성순(申晟淳.43)씨가 서울 명동 롯데 '영플라자'의 식당가(街) 운영에 나섰다. 서울 청담동 등에서 고급 레스토랑 개발을 주로 해왔던 그가 백화점과 같은 대중 건물의 식당가 개발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정 소수 계층이 향유하던 '그들만의 문화'를 이번 기회에 일반 대중에게 선보임으로써 국내 외식문화의 변화를 이끌고 싶다"는 것이 그의 포부다.

영플라자 6층 4백80평 식당가는 그가 설계한 다섯개의 레스토랑으로 짜여 있다. 다섯개의 레스토랑이 일식.한식.미국식 등 각각의 메뉴를 갖고 있지만 '정원'이라는 동일한 컨셉트로 꾸며졌다. 申씨는 이곳의 인테리어뿐 아니라 그릇.의자 등 내부 집기와 음식 메뉴까지 직접 개발했다. 백남준의 아트 비디오 등 이국적인 전시물도 배치했다.

申씨는 '청담동 푸드밸리(food valley)'라고 불리는 강남 등지의 음식문화를 만들어낸 인물로 꼽힌다. 1995년 문을 연 퓨전 중국음식점 '드 마리'를 시작으로 '일 프리치아노''애프터 더 레인' 등 70여개의 유명 레스토랑 개발에 참여했다. 서울 파이낸스센터 '이키이키''싱카이'와 아트선재센터의 인도식당 '달'도 그의 작품이다. 일본에서 구와자와 디자인인스티튜트에서 상품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경기대에서 마케팅으로 석사학위를 딴 뒤 일본의 경영자문회사인 ODS 매니지먼트 컨설팅사에서 근무했다. 현재는 일본 게이오대와 한양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그가 설계한 레스토랑은 생화(生花)만을 사용한다. 또 건물 고유의 흠집이나 오래된 벽돌을 그대로 인테리어에 응용하고 있다. 영플라자의 경우 건물 고유의 오래된 기둥과 낡은 천장을 있는 그대로 살려 고풍스러운 느낌을 살렸다.

"두껍게 화장한 얼굴보다 있는 그대로의 맨 얼굴이 더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공간이 갖고 있는 제 모습을 잘 살려 인테리어를 해야 그곳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편안하게 느낀다"고 말했다.

박혜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