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 50억 현금수송 21일 '주행실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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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21일 오후 2시30분 서울 서초동 대로를 현금 40억~50억원 무게의 종이를 실은 다이너스티가 달린다. 권노갑(수감 중)전 민주당 고문이 2000년 봄 현대 돈 2백억원을 받았는지 아닌지를 가리는 현장검증이다.

현대 측은 검찰에서 "한번에 현금 40억~50억원씩 다이너스티에 실어 權씨에게 줬다"고 했고, 權씨쪽에선 "현금 50억원은 무게가 5백㎏이 넘고 사과상자 25개 분량인데 승용차에 싣고 달린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검증을 요청했었다. 이후 검증일시.장소와 차에 실을 상자 개수를 놓고 이견을 보여온 변호인과 검찰이 18일 합의를 본 것이다.

검증은 서초동 조흥은행 법조타운지점에서 현금 2억원과 3억원이 든 상자의 무게를 재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어 40억~50억원의 무게에 해당하는 복사지를 라면상자.사과상자에 나눠 담아 승용차에 싣고 달린다.

차량은 현대상선 임원이 사용 중인 다이너스티를 빌리기로 했다. 주행 실험은 단 한번이지만 상자들을 차 안에 싣는 실험은 무려 24번이나 이뤄진다. "2억~3억원씩 담은 상자들로 40억~50억원을 건넸다"는 현대 측의 불분명한 진술내용 때문이다. ▶2억짜리 상자 25개(50억원)에서▶3억원이 든 상자 12개와 2억원 상자 2개(40억원)까지 모든 경우의 수를 다 실험해 보기로 한 것.

승용차 이동경로는 변호인 측이 '계동사옥~하얏트호텔~압구정동 현대백화점 뒤편'을 요청했으나 결국 '서초동 법원 주변도로 주행'으로 결정됐다.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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