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기업중 1곳,돈벌어 이자도 못갚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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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기업 세개 중 한개는 올들어 장사를 해서 번 돈으로 빌린 돈의 이자도 갚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17일 5백2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1분기~3분기까지의 이자보상배율을 조사한 결과 1미만인 회사가 1백45개(28.9%)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돈을 이자로 나눈 것으로 1보다 작으면 이익금으로 금융기관에서 빌린 이자 등을 갚을 능력이 없다는 뜻이다.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인 회사 중 81개사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엔 3분기까지의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작은 회사가 1백25개(24.9%)인 것으로 집계돼, 올들어 적자 기업들의 재정 상태가 더욱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상장사 전체로는 이자보상배율이 개선됐다. 협의회에 따르면 올들어 3분기까지 총 영업이익은 27조9백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줄었다. 그러나 이자비용은 6조6천억원으로 전년보다 19% 감소했다. 이에 따라 올들어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은 4.08배로 지난해의 3.46배보다 증가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장사는 잘 안됐지만 금리가 꾸준히 떨어지면서 이자비용의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커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자보상배율이 10이상인 회사는 1백31개(26.1%)로 전년보다 20개나 늘었다. 협의회 관계자는 "채무변제 능력과 관련해 기업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자비용이 전혀 없어 이른바 '무차입경영'을 실현하고 있는 회사는 강원랜드.광주신세계백화점.남양유업.넥상스코리아.라보라.모토닉.신도리코.신세계건설.제일기획.퍼시스.환인제약.LG애드.SBS.SJM 등 14개사였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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