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책읽기] 남자보다 뛰어난 '완벽 Girl' 보고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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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알파걸
댄 킨들런 지음, 최정숙 옮김, 미래의창, 364쪽, 1만원

미국교육통계센터에 따르면 미 대학 학부와 석.박사 과정에서 남녀 학생 수 차이가 점점 좁혀지고 있다고 한다. 2004~2005 학년도에는 전체 학위 취득자의 50%가 여자였다. 법학.의학.경영학 등 전문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여학생 비율은 1970년에는 10% 미만이었으나 현재는 약 40%에 이른다. 연방의회 109차 회기(2005~2007년) 여성의원의 수는 84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버드대 교수이자 아동심리학자인 지은이는 이러한 현상 속에서 '알파걸'의 등장에 주목한다. 알파걸은 학업과 운동, 리더십 등 모든 면에서 남자아이들을 능가하는 뛰어난 여자아이들이다. 이들은 "순응 아니면 반항, 억압 아니면 반항" 중에서 하나를 골라야만 했던 엄마 세대들로부터 남녀평등 원칙을 물려받았다. 그러나 이들은 교조적인 페미니즘에서 자유롭다. 남자와 여자는 동등하다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

알파걸은 흔히 "정신적으로 만신창이인" 사춘기 소녀에 대한 심리학계의 오랜 고정관념에도 정면으로 도전한다. 이들은 재능있고, 정신적으로 건강하며, 자신감이 넘친다. 지은이는 "이제 이러한 신세대 소녀들을 탐구하는 새로운 심리학이 필요하지 않은가"라고 묻는다. 이를 위해 북미 지역의 다양한 사회경제적 배경을 지닌 알파걸 150여 명을 인터뷰했다. 알파걸 파워의 원천을 밝히기 위해 900여 명의 남녀 학생들을 대상으로 '청소년 생활 설문조사'도 실시했다.

알파걸이 등장한 배경은 무엇일까. 지은이는 최근 대선 경선 출마를 선언한 힐러리 클린턴이나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등 강력한 롤 모델의 등장, 딸에게 열심히 도전의식을 심어주는 아버지와의 친근한 관계 등을 꼽는다. 판.검사 임용에서 여성임용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여풍이 거센 요즘의 우리 입장에서 예사롭게 지나치기 힘든 책이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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