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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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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생명이 지상에 존재한 이래로 보이는 힘과 보이지 않는 힘의 대결구도는 지속되어 왔다.
오늘도 그 힘의 원리는 이 땅의 도처에서 전개되고 있으리라.
힘으로부터 비롯되는 형벌보다 무서운 인간적 고독을 이기기 위해 나는 오늘 무엇을 할 것인가. 힘으로부터 소외당하는 힘없는 자의 선량한 하늘은 무엇으로 보호할 것인가.
나는 오늘도 들풀을 바라다본다.
언제나 변함없는 들풀을 볼 수 있다는 것은 하나의 위안이다. 그것은 또한 힘에 의존하지 않고도 힘을 이겨내는 보이지 않는 힘에 대한 무한한 확신이기도 하다.
□약력 ▲1953년 경북 청도 출생 ▲197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 ▲1978년 시문학 추천완료 ▲영남대학교 및 대학원에서 한국화 전공 ▲시집 『설잠의 버들피리』『숨겨둔 나라』 ▲시문학·오류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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