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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내리막 … 현대차 주가 왜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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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현대자동차 그룹 주식이 시장에서 푸대접을 받고 있다. 올 들어 주가는 좀체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영 악화 중 벌어진 무원칙한 파업때문에 모그룹 현대차를 보는 시장의 눈초리는 더 싸늘해졌다. 덕분에 현대오토넷, 현대모비스 등 계열사의 주가도 힘을 못 쓰고 있다. 현대차 그룹사 주가, 답답한 속내를 들여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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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환율.파업
수출 침체에 원칙없는 노사

이달 22일 한국자동차산업학회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2007년 신년 세미나'에서는 현대자동차에 대한 시장의 시각이 그대로 나타났다.

우리투자증권 안수웅 애널리스트는 "국내 10개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8명이 현대자동차의 주가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주가는 2001년 이후 5년 동안 400% 이상 올랐다. 그러나 지난해에 내수침체에다 북미지역의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면서 주가가 떨어졌다. 원화 강세로 본사 기준 이익도 줄고 있다. 여기에 노조가 파업을 되풀이하면서 시장에서 현대차를 바라보는 시각은 싸늘하다. 23일 주가는 200원 오른 6만4800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이맘때의 9만 원대에 비하면 큰 폭의 하락세다.

성과급 50% 지급문제를 놓고 발생한 최근의 파업사태도 이달 17일 타결은 됐지만 노사합의 효과는 별로 없다. 한국투자증권 서성문 애널리스트는 "사측이 이번에도 원칙을 지키지 않음으로써 노사합의가 실적 및 주가에 미칠 영향은 '중립적'"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의 올해 수익전망이 불투명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화증권은 올해 현대차의 영업이익이 신차 출시 부재에다 원화 절상 영향으로 2006년보다 1.7% 감소한 1조2933억 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김종윤 기자

현대오토넷
실적 부진
매도 의견 겹쳐 주가 반토막

현대오토넷은 23일 전일보다 200원(-2.97%) 하락한 6530원에 거래를 마쳤다. 3일 연속 52주 최저가를 갱신했다. 1년 전 주가는 반토막이 났다.

현대차그룹 관련 악재가 겹치면서 주가가 슬금슬금 빠지긴 했지만 본격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한 것은 8일 CJ투자증권이 '매도' 의견 보고서를 발표하고 나서다. 이 증권사 최대식 연구원은 "성장성 및 수익성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부담스럽다"며 "적정가를 5000원 이상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보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현대차의 추가 가격 인상 가능성이 희박해 자동차 부품 분야 성장세가 제약을 받을 수 있다"며 투자의견 '중립'과 목표주가 1만600원을 제시했다.

삼성증권도 최근 "현대차의 고통을 분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4분기 매출이 현대차 및 기아차의 해외판매 부진에 따라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지만 적정 주가는 실적 부진에 따라 1만6700원에서 1만25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그러나 이 증권사 김학주 연구원은 "장기적인 성장 전망에 변함이 없다"며 "올 2분기부터 독자개발한 AVN(오디오+비디오+네비게이션 복합제품)의 납품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실적 개선이 가시화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대모비스
연쇄 충격
현대.기아차 위험 떠안아

현대모비스는 다음달 2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증권사들의 전망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굿모닝신한증권은 "깜짝 놀랄만큼 좋은 실적이 아니라면 적정주가를 하향하고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 증권사가 제시한 적정주가는 9만2000원. 이미 다른 증권사들(10만~11만4000원)의 평가보다 낮은 편이다.

삼성증권도 올 초 "현대차와 기아차의 위험이 계열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로 넘어오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9만1700원으로 8.7% 낮췄다. 지난해 말 12개 증권사 가운데 4개 증권사가 올해의 추천주로 현대모비스를 꼽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해 10월 10만 원선을 넘보던 주가는 점차 하락, 이달 10일엔 8만 원 선이 붕괴됐다. 23일은 400원(0.51%) 떨어진 7만8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우증권은 그러나 "현대차 리스크를 반영한 주가 조정은 충분한 수준"이라며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유화증권도 "안정적인 애프터서비스(A/S) 부품 사업으로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며 "현 주가 수준은 과거 4년간 평균 주가수익비율(PER.8.2배)을 밑돌고 있는 만큼 저평가됐다"며 투자의견 '매수', 적정주가 11만4000원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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