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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재혼가정 돕기」성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최근 미국에서는 각자 자녀를 가진 두 이혼남녀가 만나 새 가정을 꾸리는데 따르는 갖가지 문제들을 상담, 원만한 가정을 이루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들이 인기리에 운영되고 있어 화제다.
이혼율이 거의 50%에 육박하고 해마다 신혼부부 숫자만큼의 재혼부부가 탄생하는 미국적 현실에서 이 같은 「재혼가정 돕기」프로그램의 필요성은 점점 높아지는 추세.
이러한 프로그램의 창시자이면서 그 자신 재혼한 남편의 전처자식을 키우고 있기도 한 심리학자 앙트와넷 선더스는 계부·계모가 공존하는 「재혼가정」은 필연적으로 복잡한 문제들을 안고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계부·계모들은 친부모만큼의 끈끈한 유대를 느끼지 못하면서도 아이들에게 무조건적으로 잘해주어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을 안고있습니다. 또한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내심 친부모의 재결합을 바라면서도 새어머니·새아버지를 끝까지 거부할 수도 없는 곤란한 상태에 놓여있었어요.』
선더스는 시카고 근교 자신의 상담센터에 7주 과정의 프로그램을 개설해 전처·전남편과의 자녀양육권 분쟁, 계부·계모 슬하에서 자라는 아이들에 대한 올바른 가정교육, 가족 성원이 늘어난 데 따르는 경제적 어려움 등 이들「재혼가정」의 복합적 문제들을 전문 상담해주고 있다.
또한 휴스턴의 베일러 의과대학 교수인 제임스 브레이는 「재혼가정」들을 위한 그룹 프로그램을 마련,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베일러는 『그룹프로그램을 통해 상담자들이 자신들만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위안을 얻게되며 각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서로간에 조언을 해주는 등의 효과가 있다』며 이 프로그램의 장점을 설명한다.
한편 이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재혼가정」문제의 궁극적 해결책이 되리라고 충고한다.
각자 다른 성장배경과 행동양식을 가진 두 가족의 성원들이 모여 하나의 조화된 가정을 이뤄내기 위해선 최소한 2∼4년의 시간이 걸린다는 것.
또 첫 결혼의 실패를 의식해 새로운 결혼과 가정생활에 처음부터 지나친 기대를 갖는 것도 금물이라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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