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우」 생활은 「가」/한은 분석 「세계속의 한국」성적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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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GNP 15위 주택보급률은 하위/89년/주당 근로시간 가장 많아/대학생 비율은 세계최고
우리경제는 그 규모가 해마다 급신장,세계적으로 중상우권에 진입했지만 국민생활의 질은 이를 따르지 못해 여전히 처져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0년대이후의 고속경제성장으로 양적인 발전은 이뤘지만 삶의 질개선은 아직 더디다.
11일 한국은행이 국민경제와 국민생활 수준을 비교한 「세계속의 한국경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상 국민총생산(GNP)은 89년 2천1백12억달러로 세계 15위에 행크됐다. 지난 70년 81억달러(33위),80년 6백5억달러(27위)에서 급부상한 것이다.
1인당 GNP도 70년 2백52달러(80위),80년 1천5백92달러(61위)이던 것이 89년에는 4천9백94달러로 40위로 뛰어올랐다.
산업별로는 ▲철강(8위) ▲승용차(11위) ▲조선(2위)등이 세계적 수준에 올라있으며,교역규모도 12위에 랭크됐다.
반면 생활의 질을 보여주는 주택보급률·상수도보급률과 교육·의료환경은 주요국들에 비해 뒤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보급률은 지난 80년 71.2%에서 89년에는 70.9%로 오히려 떨어져 심각한 주택난을 반영했으며,상수도보급률도 78%(89년 기준)로 대만·일본·미국의 81.6∼1백%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주택보급률은 미국(1백13.3%) 일본(1백11.1%) 영국(1백4%)은 물론 대만(98.8%) 싱가포르(89.5%)에 비해서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어서 이의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교사 1인당 학생수도 국민학교의 경우 35.6명으로 대만·일본·미국의 21∼29.5명에 비해 많았으며,중·고등학교 역시 각각 25명과 35.4명으로 주요국들보다 많아 교육환경이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1만명당 대학생비율은 3백43명으로 대만(2백56명) 일본(1백99명)을 제치고 세계최고를 기록했다.
지니계수도 0.335로 일본(0.268),대만(0.303)에 비해 높은 수준이어서 소득구성의 불평등도가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병상당 인구수는 4백51명으로 대만(2백32명) 일본(76명) 미국(1백71명)보다 많았으며,의사 한사람당 인구수도 9백38명으로 대만(9백64명)에 비해서는 다소 나은 편이었으나 일본(6백9명) 미국(4백73명)에 비해서는 많아 의료혜택이 아직 충분치 못한 것으로 지적됐다.
사회간접자본의 수준을 보여주는 상용차 보유대수는 75년 9만대에서 89년에는 1백10만대로 늘었음에도 우리경제규모에 비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조업 주당평균 근로시간은 지난 86년 54.7시간을 피크로다소 줄긴했지만 89년 현재도 50.7시간으로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쟁국인 대만의 경우 지난 75년(51.3시간)에 한국(50.5시간)을 앞섰으나 89년현재 47.6시간으로 줄어있다.(그림중 「서독」은 통일독일이전의 국가)<이춘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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