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롯데월드 무산/롯데물산 기로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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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지분 75%… 유통사업진출 꾀해/대외 신인도 흠집날까 우려도
롯데그룹이 제2롯데월드건립부지로 애지중지해온 잠실땅(2만6천6백71평)을 내놓음으로써 순전히 이 사업을 위해 설립된 회사인 롯데물산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함께 일본·스위스등 5개 외국회사로부터 5백71억원의 사업용 외자까지 도입해놓은 상태여서 이의 뒤처리가 간단치 않은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제2롯데월드건립사업의 지분 75%를 갖고있는 롯데물산은 이 사업이 백지화됨에따라 회사자체가 없어질 형편이라는 소문마저 나돌고 있으나 회사측은 이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롯데그룹관계자는 이와 관련,『「특수사정」을 감안,이들을 다른 계열사로 흡수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방법을 정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다른 고위관계자는 롯데물산이 계속 존속하면서 새로운 관광유통사업을 발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으로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외국회사를 끌어들인만큼 대외적인 신인도에도 적잖은 흠이 생길 판이다.
롯데는 지난 88년 8월 총 1천1백52억원의 외국인투자인가를 재무부로부터 받아 90년 3월까지 일본의 (주)롯데·롯데물류등 4개,스위스 1개업체등 모두 5개 외국인업체로부터 5백71억원의 외자를 도입해 놓았다.
이들 외국기업들은 한국정부의 이번 부동산매각조치가 ▲외국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자본자유화정책상 외국인투자환경조성에 어긋난다고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측은 재무부가 외국인투자를 인가해 놓고도 해당국가들에 사업백지화를 선언할 수 밖에 없는데 대해 합당한 이유는 설명하기 어렵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에 대해 재무부는 아직까지 외국인투자가 취소된 사례가 없어 ▲투자액을 되돌려주는 방안 ▲다른 부지에 롯데월드사업을 허가하는 방안 ▲사업내용변경을 해주는 방안 등을 검토하는등 고심하고 있다.
이번 제2롯데월드부지 매각 결정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온 외국인투자가 처음으로 사업시행전에 취소되는 선례를 남기게 돼 자본자유화를 앞둔 시점에서 한국의 대외신뢰도를 떨어뜨린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이같은 여러문제에도 불구,올해안에 성업공사나 토개공에 의해 매각이 성립될 경우 롯데는 상당한 양도차익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88년 1월 롯데가 잠실 제2롯데월드부지 2만6천6백71평을 매입할 당시 평방m당 공시지가가 3백7만원,총지가가 8백19억원이었던데 반해 올해 매각될 경우 올 1월 공시지가 5백60만원을 기준으로 모두 1천3백93억원으로 추산돼 25%의 특별부가세를 물더라도 4백30억원의 순양도차익(추정치)을 얻게 된다는 것.
오는 9월부터 내게되는 토지초과이득세 2백18억원을 물더라도 2백12억원의 양도차익이 생긴다.<홍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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