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단-정원제 없애야 한다|운영방법 개선 안 자체토론회 가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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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국립다운 국립공연예술단체로 자리잡으려면 운영방법을 대폭 개선하고 그 위상도 재정립해야 한다고 지적 받아온 국립오페라단이 음악계의 비판과 제안을 수렴해 새로운 운영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80년대 이후 한국성악가들의 수준이 양적·질적으로 크게 향상됐음에도 불구하고 국립오페라단이 소수 비상근무급 단원 중심의 폐쇄적 공연활동을 계속해온 데 따른 한계와 문체점이 올해 초 박인수교수(서울대)의 재임명탈락 파문을 계기로 거듭 확인됐기 때문이다.
그 동안「발전적 해체」를 주장하는 음악인들의 공개적 비난과 함께 잇따른 투서 및 진정에 시달려온 국립극장과 국립오페라단은 일단 자체적으로 마련한 운영개선 안을 놓고 최근 음악평론가 이상만씨, KBS교향악단 음악감독 김동성씨, 민간오페라단장 김봉임·김일규·김진수씨, 성악가 이인영 교수(서울대), 국립극장장 윤탁씨, 국립오페라단장 박성원교수(연세대)등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인 가운데 의견을 나눴다. 이렇게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만들어진 최종 개선 안은 곧 문학부 보고를 거쳐 6월 중순께 확정·발표될 예정.
논의된 개선안중 가장 중요한 것은 국립오페라단이 최고의 무대를 만들어 한국 오페라계를 이끌기 위해서는 역량 있는 성악인들을 폭넓게 국립오페라 단원으로 맞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20명으로 되어있는 단원정원제한을 없애고 정기공연에서 조연급 이상으로 출연하는 성악가들을 단원으로 받아들이면 국립오페라단원은 40∼50명으로 늘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국립오페라단은 단원이 20명으로 제한되어 그들끼리 중요한 역할을 돌아가며 맡는 폐단을 보여왔다고 지적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오페라공연을 소화해낼 수 있는 성악가가 약 1백50명 정도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해외에서 활동하는 음악도도 상당수 있는 만큼 이들을 적역위주로 선발하여 무대를 맡겨야 한다는 의견이다.
미리 공연작품을 확정하여 지휘자·연출자와 함께 출연자도 선정하여 작품의 질을 높여야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립오페라단은 지난 5월초 레퍼토리 자문위원회를 소집, 올해 하반기 및 92년도 공연작품을 확정하고 연출가와 지휘자 선정작업을 하고있기는 하다.
이렇게 선정된 연출자와 지휘자가 공연될 출연자를 추천하면 단장이 출연자를 최종 결정하는 방안이 거론되었다.
또 현재 국립오페라단이 40∼50대 성악가들 중심으로 단원이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신진 및 기성 성악가들 사이의 효율적인 신진대사가 이뤄져야 하며 단원의 임기도 탄력적으로 운영해야한다는 소리가 높다. 따라서 단장과 A급 단원은 3년, 신입단원은 1년, 나머지는 2년으로 임기를 정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처럼 국립극장과 국립오페라단이 추진증인 운영쇄신 안은 단장이 모든 권한과 책임을 갖는 이탈리아식과 단장·극장장·예술감독이 함께 단원을 선발하는 등 운영과 공연을 공동책임 지는 독일식의 절충방식.
그러나 이것은 현재의 국립오페라단 체제를 그대로 둔 채 수정·보완하는 차원인 만큼 92년 말 개관될 예정인 예술의 전당 축제극장을 본격 가동하기 위한 별도의 장기계획을 만들어야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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