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영국 '쓰레기 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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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영국 쓰레기가 중국 땅을 더럽히고 있다."

영국에서 반입되고 있는 다량의 폐기물을 놓고 중국인들이 반발하고 있다. 중국으로 유입되는 영국 쓰레기는 연간 70만t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불법 반입 물량까지 합하면 100만t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폐기물 유입 지역이 아편전쟁(1840~42년)이 발발했던 광둥성(廣東省) 광저우(廣州) 인근 지역이어서 반영(反英)감정을 더욱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청년보(北京靑年報)는 17일 광둥성 포산(佛山)시 당국이 '영국 쓰레기의 중국 투기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폐기물 반입 업자들은 포산시 근교에서 17만t의 영국 쓰레기를 처리하면서 대기와 주변 수자원을 크게 오염시켰다는 것이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중국인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환경단체들과 시민들은 환경 보호를 위해 외국의 쓰레기 반입이 중단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포산시는 결국 이런 여론을 수용하기로 했다.

영국산 쓰레기가 중국으로 몰려오는 것은 처리 비용이 싸기 때문이다. 생활 폐기물을 영국에서 매립하면 t당 2파운드(약 3700원)를 물어야 하지만 중국으로 반출할 경우 돈이 훨씬 적게 드는 것이다.

영국의 지방정부들은 또 다른 나라로 쓰레기를 수출할 경우 보조금까지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국의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은 노력을 보상해 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영국 폐기물 수출업자들은 기본적인 분리 작업도 하지 않은 쓰레기를 중국으로 마구 실어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중국에 반입된 폐기물>

▶2005년 3월 = 네덜란드, 중국으로 반입되는 폐기물이 담긴 컨테이너 54개 적발

▶1995년 7월 = 일본에서 수입된 폐플라스틱 46t 적발

▶1995년 6월 = 장시성, 독일에서 반입된 다량의 생활 폐기물 적발

▶1993년 9월 = 난징시, 한국 화학폐기물 1128t 적발

자료 : 베이징청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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