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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넘은 "전애의 실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라자로돕기회(회장 봉두완)가 주최하는 제9회 「그대 있음에-」자선음악회가 오는 6월5일 오후8시 예술의 전당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성라자로마을 설립 4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이번 자선음악회는 지금까지의 관행과 달리 수익금의 상당부분을 중국·소련 나환자들을 위해 사용한다는 계획이어서 국내 나환자 돕기의 국제적 연대활동의 첫걸음을 떼는 의미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자선음악회에는 이규도·박세원·김학남·김남윤·김형배·권경순씨 등 국내 정상급 성악가·연주인 외에 연세대에 교환교수로 와있는 소련동포 넬리리(소프라노)·중국동포 송일(바리톤)씨 등이 가세, 한결 풍성한 무대를 마련하게 된다.
라자로돕기회가 회원·기업·일반인들의 후원으로 여는 자선음악회 예상수익금은 약 5천만원. 이중 절반인 2천5백만원은 국내 카톨릭 각 단체에 운영비 등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절반은 중국 연변에 있는 길림성 피부병방지연구원과 소련 모스크바 근교 나환자요양원에 쓸 계획.
중국 연변에는 약 1천명의 나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지난해 성라자로마을 원장 이경재 신부가 둘러본 길림성 피부병방지연구원에는 74명의 나환자가 수용돼있었으며 이중 10명이 한인환자였다. 소련에는 현재 전 국토에 걸쳐 5천4백명 가량의 나환자와 함께 15개 공화국에 각 1개소씩 이들을 위한 요양원이 설립돼 있으나 치료설비나 환경이 매우 열악해 외부지원이 시급한 실정이라는 것.
라자로돕기회측은 이들 요양가관의 요청에 따라 자선음악회 수익금으로 치과 등 나환자들의 보조치료를 위한 기계설비를 도입해 보내는 한편 비자가 나오는 대로 곧 간호사수녀 2명도 연변 현지로 파견할 예정이다.
이경재 신부는 『지난해 연변을 방문하고 돌아와 라자로마을 환자·주민들에게 그곳의 딱한 사정을 얘기했더니 주민들이 두 달 동안 식사 때마다 달걀·우유를 들지 않고 모은 돈 70만원을 그 곳에 전해달라고 맡겨왔었다』며 『그곳 환자들이 눈물을 흘리며 고마워하는 것을 보고 무슨 일이 있더라도 계속 도움을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정교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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