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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하면 일자리 감소 이젠 노조도 깨달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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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손학규(사진) 전 경기지사가 15일 현대자동차 노조 파업의 현장에서 노사 양측을 오가며 조속한 사태 해결을 호소했다.

한나라당 대선주자 중 한 명인 손 전 지사는 노조가 부분파업에 돌입한 울산 현대차 공장을 찾았다. 현지에 도착하자마자 손 전 지사는 노조 사무실이 있는 건물로 갔다.

그리고 노조가 설치해 놓은 바리케이드 앞에서 박유기 노조위원장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손 전 지사는 캠프 참모들을 통해 전날부터 박 위원장과의 면담을 요청했으나 가타부타 응답이 없자 일단 현장을 찾은 것이다. 그는 30여 분간 기다리다 박 위원장 대신 송희석 대외협력부장을 만날 수 있었다.

손 전 지사는 송 부장에게 "대선 후보 자격으로 온 것이 아니다"며 "협력업체들의 어려움 듣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러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대차가 흔들리면 나라 경제가 어렵고 일자리(만들기)도 어렵다"고 파업 철회를 호소했다. 송 부장은 "회사 측에 가서 (노조 측의) 진솔한 얘기를 전해 달라"며 "찾아 줘서 고맙다"고 답했다.

이어 손 전 지사는 윤여철 현대차 사장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손 전 지사는 "노사관계에서는 법과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며 "그러면서도 노조를 끌어안는 대화 분위기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윤 사장은 "대화를 계속하겠다"며 "(노사가) 모두 윈-윈(win-win)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손 전 지사의 울산행에 대해 이수원 공보실장은 "손 전 지사가 11일 지사 시절 유치한 외국기업을 방문했다"며 "이 업체가 현대차 협력업체인데 현대차 조업이 제대로 안 돼 100여 명이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을 듣고 울산행을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재학 시절 민주화 운동권에 투신했던 손 전 지사는 졸업 이후 노동운동과 빈민운동을 했다. 당시 노조 결성을 목표로 소설가 황석영씨와 함께 학력을 속이고 구로공단에 있는 공장에 위장 취업을 했던 적도 있다.

하지만 손 전 지사는 "지사 시절 외자 유치를 위해 지구를 10바퀴나 돈 것은 일자리 창출이 본질적인 경제문제 해법이라는 믿음이 생겼기 때문"이라며 "파업이 있는 곳에는 투자가 없고, 투자가 없는 곳에는 일자리도 없다는 것을 현대차 노조가 깨달아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울산 방문에 이어 손 전 지사는 16일 자신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의 신년회에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 손 전 지사는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을 위한 캠프의 출범을 사실상 선언할 계획이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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