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사 황기성사단과 성일시네마트. 창사이래 고집스레 한국영화만을 제작하는 영화사다. 바꿔 말하면 돈벌이가 된다는 외화수입을 애써 외면하는 밉지 않은 영화사다.
황기성사단의 대표 황기성씨는 영화기획 전문가로 30년을 영화계에서 보냈다.
성일시네마트의 대표 신성일씨는 세상이 다 아는 스타로 일세를 풍미했다.
영화감독 박철수와 정지영.
40중반에 들어선 두 사람은 충무로의 젊은 감독들을 이끌며「영화운동」에 앞장서는 대표적 중견 감독이다.
박 감독은 지난해『물위를 걷는 여자』를 히트시켰고 정 감독은『남부군』으로 그의 존재를 확인시켰다.
두 사람은 80년대초 MBC-TV의『베스트셀러극장』PD로서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주말인 25일 황기성사단은 박 감독의『서울에비타』를 명보극장에 걸고, 성일시네마트는 정 감독의『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를 국도극장에서 개봉한다.
결코 풍족하달 수 없는 국내영화시장에서, 더구나 한국영화를 애써 낮춰보려는 편견이 있는 현실 속에서 한국영화 제작만을 고집하는 두 영화사끼리의, 또 친구간인 두 감독의 맞대결을 지켜보는 영화인들의 시선은 못내 안타깝다.
그러나 영화흥행이 스포츠경기처럼 어느 한쪽이 꼭 지게 돼있는 것은 아니어서 충무로는 양쪽 다 이기기를 바라고 있다.
알려진대로『서울에비타』는 80년대 암울했던 시대를 뚫고 빛나는 사랑을 했던 남녀의 순애 실화며,『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는 고은씨 원작으로 젊은 두 남녀 스님의 안타까운 사랑을 그린 불교소재 영화다.<이헌익기자>이헌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