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수습조치 내주단행/오늘 노­노 면담… 내일 노­김 회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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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각계 원로만나 민심수렴/고위층/“내각쇄신·구속자 석방 포함”
강경대군 치사 사건으로 인한 시위사태가 3주일이나 계속되는등 극도로 혼란·긴장된 시국을 수습하기 위해 노태우 대통령은 이번주 일련의 민심수습에 관한 여론수렴 작업을 벌인뒤 내주중 내각개편등 광범한 국정쇄신책을 잇따라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16일오후 노재봉 국무총리와 단독면담,정부측의 수습방안을 보고받으며 17일에는 김영삼 민자당대표최고위원과 만나 당의 수습책도 건의받는다.
노대통령은 이와 함께 17일 고재필 전 무임소장관·현승종 대한교원총연합회장·양호민 한국논단지 발행인·손인실 전 여성단체협의회장·김홍수 대한변협회장·제헌의원 정준씨등 각계 원로 6인과 만나며 18일엔 이민우·이철승·유치송·이만섭·이충환씨등 전 야당총재 및 중진들과도 만나 시국수습에 관한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노대통령은 이날 오전 손주환 정무수석을 통해 『이 시간 현재로서는 총리를 경질할 사안도,이유도 없다』고 일단 개각설을 부인하고 『지금 정부가 할 일은 이런 시기에 편승해 사회질서를 어지럽히는 체제전복세력을 억제하고 시국을 수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 고위소식통은 정부 및 당의 건의와 각계 원로들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청취한뒤 노대통령이 민심수습방안을 강구하게 될 것이며 그러한 방안에는 내각쇄신과 구속자석방등이 모두 포함될 수 있으며 국정쇄신에 관한 노대통령의 뜻을 밝히는 담화문발표도 가능할 것 이라고 말했다.
노재봉 내각사퇴문제와 관련해 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노총리가 지난 9일 청와대에서 노대통령을 면담했을때 이미 물러날 뜻을 밝힌 바 있다고 말하고 노대통령이 지금은 내각개편의 시기가 아니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청와대의 뜻에 따라 진퇴를 정하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현재의 시위양상은 일부 불순세력이 체제전복을 기도하면서 강군장례식을 이용해 사회혼란을 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하고 『노대통령은 이와 같은 상황에 떼밀려 내각개편을 할 생각은 전혀 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민자당 당무회의가 내각사퇴요구를 한 것은 유감이라고 지적하고 당정간에 이 문제에 관한 내부협의가 계속돼 왔으며,따라서 김영삼대표도 그러한 맥락에서 당의 수습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대표는 17일 청와대방문때 민자당 당무회의의 요구들을 포함,수습방안을 건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노대통령이 국정쇄신에 관한 방안을 담화로 밝힐 경우에는 불분명한 정치일정등에 관해서도 보다 명확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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