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특례 마지막… 매물 쏟아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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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삼성동 현대아이파크나 도곡동 타워팰리스 등 양도차익을 실현하기 위한 고가아파트들의 매물이 나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부터 1가구2주택자의 양도세가 50%로 중과되는 가운데, 내년부터 양도소득세 감면특례 제도에 따른 혜택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10일 국세청과 부동산뱅크 등에 따르면 지난 1998년∼2003년에 지어진 '신축감면주택의 특례'가 적용되는 양도세 감면 대상 아파트는 서울 및 수도권에만 902개 단지, 36만6402가구(조합원분과 고급·고가주택을 포함)에 달한다.

이곳 집주인 가운데 비과세 조건을 충족하는 일반주택을 추가로 소유한 1가구2주택자는 올 연말까지 일반주택을 팔 경우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 하지만 내년부터 일반주택을 매매하면 양도세 비과세 혜택이 사라진다.

이에 따라 양도세 감면 혜택을 받는 주택이나 일반주택이 시장에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도세 감면특례 대상 주택은 대상기간과 조건을 잘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양도세 감면특례 신축주택 대상은 1998년 5월22일∼2003년 6월30일까지 6단계에 걸쳐 조금씩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해당 단지 내 모든 아파트가 적용되는 게 아니라 ‘전용면적 45평∼50평형 이하’이거나 ‘양도당시 45평∼50평형 이하’이면서 계약시점도 맞아야 양도세 감면혜택을 받을 수 있다.

김종필 세무사는 “예를 들어 2001년 5월23일∼2002년 9월30일 사이에 신축주택을 분양 받았다면 '전용면적 50평 미만'이거나 '양도할 때 실거래가 6억원 이하'이면 양도세 감면혜택을 받는다”며 "최근 들어 매각을 고려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들 조건에 맞는 아파트들 가운데 1가구2주택자들의 매물이 쏟아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 강남권, ‘관심 집중’=강남구 삼성동 현대아이파크와 도곡동 타워팰리스1·2차,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서초구 서초동 트라팰리스, 서초 포스코더샵, 송파구 문정동 삼성래미안 등의 고가 아파트 중 일부 아파트는 양도세 감면혜택이 있다.

이 중 삼성동 현대아이파크는 지난 2001년 분양 당시 평당 1200만원선에서 최근 시세가 평당 6000만원까지 뛰었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인근 C공인 관계자는 “지난 2004년부터 입주를 시작한 현대아이파크는 손바뀜이 크지 않은 상태”라며 “하지만 다주택자들은 지난해 양도보다 증여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또 지난 1999년 분양을 시작한 타워팰리스의 분양가는 평당 1200만∼1300만원에서 최근 시세는 평당 4000여만원선으로 급등했다.

인근 J공인 관계자는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통해 차익을 실현하려는 문의가 많다”라고 전제한 뒤 “일부는 증여도 고려하고 있지만 점차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귀띔했다.

◇서울 도심권, 손바뀜…'쉽지 않을 듯'=용산구 한강로1가 용산파크자이도 양도세 감면특례 대상 아파트다. 이 중 30%는 이미 손바뀜이 이뤄졌고 나머지도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인근 중개업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지난 2002년 분양 당시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평당 1000만원대였다. 현재 거래는 없지만 최근 평당 3000만원선의 호가가 나온 상태다.

인근 Y공인 관계자는 "올 연말이면 입주한 지 2년째가 되기 때문에 집주인들이 매물로 내놓지 않겠느냐"며 "다만 주민들은 양도세 감면특례를 놓고 언제 팔지 저울질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또 지난 2002년에 분양 공고를 낸 뒤 2005년 6월에 입주를 시작한 양천구 목동 롯데캐슬위너. 이 아파트는 비록 양도세 감면특례 대상이지만 주민들은 별로 관심이 없다는 게 인근 중개업자의 얘기다.

이 아파트 분양가는 분양 당시 평당 880만원에서 최근 시세는 평당 2500만원선으로 뛰었다.

인근 D공인 관계자는 "입주를 시작한 지 2년도 안됐기 때문에 더 거주하겠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며 "특히 분양가에 비해 시세차익이 커서 보유하려는 집주인이 많다"고 말했다.

◇수도권 단지 '일부 매물’=수도권 단지에서 1가구2주택자들이 양도세 감면특례를 활용하면서 일부 매물이 나오고 있다.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풍림아이원과 금호어울림 등은 양도세 감면특례 대상 아파트다.

지난 2002년 말에 분양을 시작한 인천 송도에 있는 풍림아이원 33평형의 분양가는 2억원이었다. 최근 이 아파트의 시세는 5억7000만∼5억8000만원으로 급등했다.

인근 S공인 관계자는 "풍림아이원 33평형 등 감면대상 아파트는 매물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감면 혜택을 받기 위한 매물이 더 나오면서 가격도 하향 조정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경기 용인시 신봉동 신봉LG자이, 보정동 죽전현대아이파크, 죽전LG자이, 죽전동 건영캐스빌 등도 양도세 감면 혜택을 받는다.

지난 2001년부터 분양에 들어간 경기도 용인시 죽전동 건영캐스빌은 당시 평당 분양가는 650만원선이었다. 최근 시세는 평당 1800만∼2000만원으로 올랐다.

인근 B공인 관계자는 “최초 분양자들 가운데 약 25∼30%는 이미 빠져나갔다”며 “나머지 집주인들은 양도세 감면특례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많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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