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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기록에도 근거 없는 일방적 주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중앙일보 4월29일자(일부지방 30일) 12면 「당뇨병에 녹용은 금물」이라는 기사에 대해 몇 가지 반론을 제기한다.
이 기사는 지난 4월 23일 대구 시민회관에서 열렸던 당뇨병의 예방과 치료에 관한 강연회에서 당뇨병에 녹용이 치명적이라고 주장한 윤영길 당뇨병 학회 부장의 강연내용을 인용한 것이다.
녹용의 효능에 대해서 중국의 『중약대사전』(강소중 의학 원편, 상해 과학 기술 출판사, 1977년)에서는 「녹용」이 심혈관에 작용하여 저혈압과 만성적인 순환장애를 치료하며, 강장제로서 전신 허약과 병후 쇠약 그리고 피로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하였으며, 조혈기능이 있고 성호르몬과 같은 효능도 있다고 하였다.
당뇨병은 동양의학에서 「소갈」병에 해당하는 것으로 역대의 수많은 학자들에 의해 언급됐는데,「녹용」이 「소갈」병에 치명적인 피해를 준다는 내용은 어떤 책에서도 찾아 볼 수 없다. 오히려 현재 한의학계에서 최고의 임상서적으로 평가받고 있는 『동의보감』에서는「소갈」병의 한 종류인 「하소」에 「녹용」이 주가 되는 「녹용환」이라는 처방을 사용하여 치료하였다. 또한 최근에 발표된 실험논문(경희대학교 대학원, 1984년 5월)에 의하면 Streptozotocin으로 유발된 실험동물의 고혈당에 「녹용건조 엑기스」를 투여한 결과 혈당치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음이 밝혀졌다.
이상과 같이 「녹용」은 혈당치를 감소시키는 작용이 있으며, 부작용이 나타난다거나 증상을 악화시킨다는 어떠한 근거도 찾아볼 수 없다. 그러므로 윤씨가 단지 자신이 진료했던 몇몇 환자로부터 녹용을 복용했었다는 말만 듣고 일반 시민들에게 녹용이 당뇨병에 치명적이라고 전달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 생각할 수밖에 없다.
두호경<경희대학교 한의과 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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