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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끝... 겨울의 시작... 한권의 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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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계절' 가을이 막바지에 이른 듯 길거리 가득 낙엽들이 당신의 발길에 채이는 요즘, 한 권의 책으로 아쉬운 마음을 달래보자.

오늘은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에서 매달 선정하고 있는 '이달의 읽을 만한 책' 중 11월 선정도서를 소개해 본다. 당신의 선택에 도움이 되길...

내 시대의 초상 (이윤기)
우리 시대의 입담 좋고 능청스러운 이야기꾼 이윤기의 연작 장편소설. 네편의 서로 다른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기이한 근대성의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근대화의 비극적이기도 하고, 희극적이기도 한 다양한 삶의 풍경을 작가 특유의 입담으로 풀고있다. - 추천자 : 오생근 서울대 불어불문학과 교수

조선의 왕세자 교육 (김문식·김정호)
이 책은 주로 실록 자료를 이용하여 세자가 임금이 될 때까지의 교육과정을 제도와 실례를 통해 설명하고, 나아가 세자를 가르친 주요 석학들의 면모를 살피고 있다. 세종이나 정조와 같은 위대한 임금이 우연히 나타난 것이 아님을 이 책은 보여주고 있으며, 오늘의 혼란스런 정치풍토에도 무언의 교훈을 던지고 있다. - 추천자 : 한영우(한림대 한림과학원 교수,위원장)

존재의 이유 (A. C. 그레일링/ 남경태)
그레일링은 이 책에서 존재하는 모든 것의 필연적인 이유를 찾아 우리의 일상으로 돌아온다. 그는 소크라테스가 우리 곁에서 환생한 것처럼 다정하게 그리고 진지하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특히 현대가 새롭게 직면한 인간의 삶과 죽음의 문제, 사랑과 성, 결혼과 가족, 그리고 전쟁과 평화의 문제에 관하여 의문을 제기한다. - 추천자 : 엄정식(서강대 철학과 교수)

네오콘 (이장훈)
9.11 사태,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라크 침공, 대북강경론이 논의될 때 마다 거론되는 네오콘(신보수주의자:neoconservatives)의 실체는 무엇인가? 네오콘을 이해하지 않고는 부시 행정부의 강경한 대외정책을 이해할 수 없다. 20년 국제정치전문기자인 이장훈씨가 쓴 이 책은 바로 이러한 수요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시의적절한 책이다. - 추천자 : 임혁백(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지구화, 야누스의 두 얼굴
(지그문트 바우만/김동택)

지구화는 현재 21세기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어떤 이들에게는 '축복'으로 어떤 이들에게는 '재앙'으로... 이 책은 이 지구화가 갖는 양면성을 예리하게 분석하고 있다. 과연 지구화는 우리 인류의 현재와 미래에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일까. - 추천자 : 김호기(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상업문화예찬 (타일러 코웬/ 임재서·이은주)
모차르트는 말한다. "제 말씀을 믿으세요. 제 유일한 목표는 그저 벌 수 있는 만큼 버는 거예요. 건강 다음으로 좋은 게 돈이라 생각해요." 천민자본주의의 벽을 넘어 우리 시대의 문화가 어떻게 피어날 수 있을까? 이 책은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의 특성을 파악한 후, 문화와 예술과의 관계를 규명하고, "좋은 문화"를 정의한다. 그리고 시장경제에서도 문화는 활짝 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 추천자 : 정갑영(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생명이란 무엇인가? 그후 50년 (마이클 머피 외/ 이상헌 외)
자연과학 전반에 걸쳐 슈뢰딩거의 『생명이란 무엇인가』(1943년)만큼 큰 영향을 미친 책도 드물 것이다. 그 작은 책이 출간된지 반세기가 흐른 뒤 진화생물학, 뇌과학, 물리학, 수학, 환경학 등 관련 분야의 석학 16명이 모여 슈뢰딩거의 발제에 대한 재분석 및 비판을 시도한 책이다. 결코 간단한 내용도 아니고 분야도 상당히 다양하여 번역하기 쉽지 않은 책인데 비교적 탄탄한 번역이 돋보인다. - 추천자 : 최재천(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실크로드, 길 위의 노래 (전인평)
음악학자 전인평 중앙대 국악대학 교수가 펴낸 이책은 저자가 20여년간에 걸쳐 현장 답사를 통해 체험하고 정리한 동양음악 기행집이다. 티베트가 포함된 중국과 일본, 인도 등지의 각 지역별 민족음악은 물론이고 네팔, 파키스탄, 중앙 아시아의 여러 나라와 몽골,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아랍, 터키 등지의 전통음악까지 총망라되어 있는 노작이다. - 추천자 : 김갑수(시인, 출판평론가)

다산 정약용 유배지에서 만나다 (박석무)
만일 다산이 개혁군주 정조대왕을 만나지 못했다면 화성을 축조하고 그 많은 탐관오리를 벌할 수 있었을까, 개혁군주 정조와의 인연이 아니라면 그렇게 반듯했던 그가 유배지로 떠날 필요가 있었을까, 유배지에서의 고적하고 쓸쓸한 삶을 몰랐다면 좋은 가문에서 넉넉했던 그가 세상을 반성하고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여운을 남길 수 있었을까? - 추천자 : 이주향(수원대 교양학부 교수)

그림자 (블레즈 상드라르/ 김서정)
읽는 책이 아닌 보는 책, 보고 생각하고 상상하고 실험 해보게 하는 책이다. 랑스의 시인 작가 여행가인 블레즈 상드라르 원작에, 미국의 그림책작가인 마샤 브라운의 그림을 그렸다. 이 책은 마샤가 아프리카 여행에서 받은 강렬한 인상을 꼴라주로 완성한 작품집 중의 하나로 페이지마다 블레즈는 시적인 몇 마디만 던져주고 있다. - 추천자 : 유안진(서울대 아동가족학과 교수)

그리고... 서점 들르신 길에 추천 도서를 같이 보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혹시 같은 '투데이' 독자일지 모르니 반가운 눈인사라도 나눠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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