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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동포들에도 '역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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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이하 역시.歷試)의 신바람이 해외에서도 불 전망이다. '역시'를 주관하는 국사편찬위원회(이하 국편.위원장 유영렬)는 2007년 역점 사업으로 '해외 실시'를 꼽았다. 첫 대상지는 카자흐스탄. 9월 카자흐스탄 고려인(카레이스키)을 대상으로 별도의 시험을 실시할 예정이다. 국편 측은 앞으로 카자흐스탄에 이어 미국.일본.중국 등의 교포 거주 지역에서도 역시를 실시할 계획이다.

카자흐스탄이 선정된 이유는 올해가 고려인이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이주한 지 70주년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1937년 러시아 동쪽 끝 연해주에 살던 고려인은 소련 독재자 스탈린에 의해 강제로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이주하게 된다.

현재 중앙아시아 지역에 거주하는 고려인 30여만 명은 70년 전 아무 연고 없는 낯선 땅에서 황무지를 개척하고 살아남은 동포와 그 후예들이다.

국편 측은 카자흐스탄고려인협회(회장 유리 최)가 준비하는 기념행사에 역시를 포함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슬픈 역사를 되돌아보면서 동시에 한민족의 기상을 과시한 고려인을 기념하는 일에 동참하려는 취지다.

국편 측은 "고려인을 대상으로 한 역시는 초등학생부터 일반 성인에 이르기까지 동일 등급으로 실시할 계획이며, 고려인의 이주사와 문화사, 그리고 꼭 알아야 할 기초적인 한국의 역사 등에 관한 문제를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11월 첫 실시된 '국내 역시'는 올해 본격 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올해는 두 차례 실시한다. 제2회와 제3회 역시가 각각 5월 넷째 주 토요일과 10월 둘째 주 토요일로 예정돼 있다.

국편 측은 2회부터는 지원자가 3만 명을 넘겨 역시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부터 고급 과정인 1.2급도 실시하는 데다 역시에 관심을 표하는 사람이 점점 늘고 있기 때문이다.

1회 역시의 성적 우수자와 지도 교사가 포함된 20여 명의 해외 탐방단이 1월 말 일본으로 4박5일간 답사를 떠난다. 2회 역시의 성적 우수자에겐 카자흐스탄 답사 기회가 제공될 예정이다.

◆해외 역시=우리 교포가 많이 사는 해외 지역에서도 '역시를 통한 한국사 바로 알리기'를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어와 현지어가 병기된 해외 역시용 시험지가 별도로 만들어진다. 해외 한인 이주사와 한국사의 기본 지식 위주로 문제를 낸다. 해외 역시용 한국사 책자를 미리 만들어 현지 교포들에게 일종의 선물로 배포할 계획이다.

역시는 우리 사회의 각종 국가고시와 사관학교 입시 등에서조차 홀대받는 한국사를 구원하기 위해 도입됐다. 지난해 11월 전국 45개 고사장에서 1만5395명이 응시한 가운데 첫 시험이 실시됐다. 올해 두 차례 시험을 실시한 뒤 2008년부터 연 네 차례 시험을 정례화할 방침이다.

지원자 신청은 인터넷(http://www.historyexam.go.kr)을 통해 받는다. 1.2.3.4급은 70점 이상, 5.6급은 60점 이상이면 합격이다.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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