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오 변호사의 해외투자 가이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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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해외 채권이나 채권펀드에 투자하는 것에 대해 알아보자.
투자자가 채권을 약정된 기간 보유하다 만기에 원리금을 상환받는다면 수익은 약정된 이자에 한정될 것이다.
그러나 만기가 긴 채권을 매입했다가 만기 이전에 매각한다면 금리 변동에 따라 양도 차익이나 손실을 볼 수 있게 된다.
채권은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가격이 내리면서 수익률이 떨어지고, 금리가 내리면 반대로 수익률은 올라간다.
따라서 이론상 시중 금리가 정점일 때 채권을 매입했다가 최저점일 때 매각하면 양도 차익을 가장 많이 얻을 수 있다.

이런 기본 사항을 바탕으로 해외채권 투자에 대해 살펴보자.
일반인들이 현지 전문가의 도움 없이 해외채권에 직접 투자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상당히 어렵다. 따라서 해외채권에 투자하는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다.
해외채권 투자펀드는 ▶해외 채권에 직접 투자하는 펀드 ▶해외 채권 투자펀드에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재간접펀드(fund of fund)로 나뉜다.
다른 투자와 마찬가지로 해외 채권펀드에 대한 투자도 아무 정보 없이 단순히 과거의 수익률만 보고 투자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최근에는 채권투자 역시 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나 베트남 등 이머징 마켓(신흥시장)에 투자하는 상품이 주목받고 있다.
그런데 이들 국가의 정치·경제 상황이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으므로 신용 등급의 상향 조정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아 채권 가격의 상승 등을 기대해 볼 만하다. 다만 이머징 마켓의 경우 수익률과 비례해 투자 위험도가 높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결정 시 매우 치밀한 시장 분석이 요구된다.
채권에는 '듀레이션(duration)'이란 개념이 있다. 이는 현재 가치로 1원을 투자했을 때 걸리는 평균 상환기간을 뜻한다.

그런데 만기 이전에는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순수할인채권의 경우 중도에 현금흐름이 없어 듀레이션이 만기와 일치한다. 해외 채권 펀드의 경우 대개 벤치마크 (기준 수익률)의 듀레이션이 5년 이상으로 길다.
듀레이션이 길면 길수록 수익이 금리변동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 금리 하락 시에는 수익이 증대되지만 상승 시에는 손실의 위험이 커진다.
따라서 장기 듀레이션의 경우 금리 변동에 따른 헤지(위험분산)가 제대로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
아울러 환매를 하고 싶을 때 언제 자금을 돌려 받을 수 있을지도 꼭 따져봐야 한다.

(주)엘비엘이주공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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