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s] 유통·무역·건설 … 구름 사이 햇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6면

올해 취업 전망도 밝지 않은 편이다. 본지 조사 결과,매출액 100대 기업 10곳 중 4곳이 아직 올해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나머지 회사도 신입사원을 지난해보다 4% 정도 적게 뽑을 예정이라고 답했다.

<본지 2006년 12월 19일자 1면>

취업 포털 잡코리아도 올 채용규모가 지난해보다 5% 안팎 줄 것으로 내다봤다. 그렇다고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업종.회사에 따라 채용을 늘리려는 곳도 있다. 올 구직 포인트를 정리했다.

◆눈여겨 볼 업종=취업포털 인크루트가 416곳의 상장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유통.무역 업종이 사람을 많이 뽑을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종의 올 채용규모는 1286명으로 지난해(1206명)보다 6.6%는 증가했다. 특히 신세계.이랜드는 지난해 각각 인수한 국내 월마트와 까르푸 매장을 새 단장하면서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것으로 점쳐져 사람을 대거 뽑을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의 신도시 계획 발표, 주택공급 활성화 대책 등에 힘입어 건설 인력 수요가 4% 정도 늘 것으로 조사됐다. 또 물류.운수 업체들의 채용규모는 올해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됐고 제약.전기전자 업체의 채용인원이 지난해보다 크게 줄 것으로 전망됐다. 일부 업종의 취업기상도는 엇갈렸다. 매출액 500대 기업을 조사한 잡코리아는 석유화학(19%).자동차(4%) 분야가 채용 규모를 늘릴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인크루트는 각 6%, 13%씩 줄 것이라고 점쳤다.

◆취업 공략 포인트=기업들의 채용 전형 방식도 갈수록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구직자들이 준비해야 할 것이 많아진다는 뜻이다. 몇 년 전만 해도 학점.토익 점수만 관리하면 됐는데, 이제는 한자.영어회화는 물론 가점을 주는 인턴십 근무나 공모전 참여에도 관심을 둬야 한다. '열린 채용' 바람은 올해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인크루트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농수산물유통공사 등 공기업을 포함해 170여 곳이 학력.연령.전공 등의 채용 지원자격을 완화했다. 열린 채용은 나이가 많은 취업재수생이나 지방대생에 유리하다. 이런 회사들을 미리 살펴놓고 필기시험.면접 등을 준비하면 한결 취업문이 넓어질 수 있다.

영어평가 방법도 달라질 전망이다. 이미 일부 기업은 토익 점수를 제출해도 영어 면접으로 다시 회화 실력을 검증한다. 취업 스터디 모임 등에서 가상 영어토론 훈련을 많이 해야 한다. 한자 능력도 취업 당락의 변수다. 중국.동남아.일본 등 한자를 쓰는 나라에 진출한 기업을 중심으로 한자 테스트를 한다. 금호아시아나.현대중공업 등은 이미 한자 필기시험을 낸다. '튀는' 면접 질문이나 프레젠테이션형 면접을 하는 기업도 느는 추세다. 실무능력과 인성을 동시에 검증하기 위해서다. 잡코리아 측은 "면접 방식이 인성평가에서 실무 역량을 가늠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취업 희망 업체를 빨리 정해 그 회사에 맞게 맞춤형으로 준비하는 게 취업전선을 뚫는 지름길이다.

◆여성.지방대 출신들이 노릴 만한 곳 = 여성들은 여성채용 비율이 50%를 넘는 '여초(女超) 기업'을 두드려 볼 만하다. 취업문이 넓을 뿐 아니라 직장 내 차별이 적고, 여성 직원을 위한 복지혜택도 잘 돼 있는 곳이 적잖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55%).아모레퍼시픽(55%).대교(80%) 등이 남성보다 여성 직원을 더 많이 뽑았다. 국민은행의 여성 채용비율도 50%를 넘었다. 지난해 삼성물산 등 적잖은 대기업이 지방대학에서 채용설명회를 했다. 다양한 인재를 확보하려는 포석이다. 지방에 지점이 많은 금융회사들은 지역별로 일정 인원을 뽑는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모집인원의 20%를 해당 지역 출신으로 뽑겠다고 발표했다. 국민은행도 지방대 출신의 채용비율을 늘리기로 했다. 또 효성 등 일부 대기업은 지방 생산현장의 관리인력을 뽑을 때 해당 지역 출신을 우대한다.

임미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