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반포에 있는 계성초등학교는 강남의 학부모들이 가장 선망하는 사립학교로 꼽힌다. 미국이나 호주의 명문 사립학교를 벤치마킹한 최첨단 교육 기자재와 다양한 부대시설은 왠만한 대학보다 훌륭하다. 또 영어나 중국어는 필수 과목에 속하고 가야금, 첼로,클라리넷 등을 가르치는 1인1악기운동도 이 학교가 내세우는 자랑거리이다. 계성초등학교는 최근 실시된 서울지역 사립초등학교 입학 추첨식에서도 최고의 경쟁률인 8.9대 1을 기록했다. 계성초등학교를 28일 찾았다.
계성초등학교 내에 있는 특별활동실(위부터 체육관ㆍ가야금실ㆍ타악기실)
독일에서 1억5000만원을 들여 제작한 특수 전동의자 덕분이다. 평소 체육관으로 이용할 땐 470석의 의자가 일렬로 정리돼 한쪽으로 세워져있다가 학교행사나 대규모 축제땐 스탠드형 좌석으로 펼쳐진다. 총 22개 교실에는 컴퓨터와 연결돼 칠판과 모니터로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터치스크린 전자칠판이 설치돼 있다. 칠판 1개당 가격은 1000만원. 일반 학교에서 쓰는 청칠판은 20여만원이다.
운동장에는 안전사고를 고려한 인조잔디와 탄성고무로 만든 육상트랙을 깔았다. 국내 초등학교 중 최대규모의 1만5000권의 장서와 전자 도서 2000권을 보유하고 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학교법인 가톨릭학원 재단)가 운영하는 계성초등학교는 1882년 설립된 이후 강남으로 이전하기 까지 서울 중구 명동성당 인근에 위치했었다.
◇영어.중국어 필수=교육과정 역시 최첨단 교육시설 못지 않다. 본관 3층에는 40m구간의 복도를 '잉글리쉬 존'으로 지정, 6개의 교실을 영어 수준별 이동수업교실로 활용한다. 30명(1개 학급 학생수)의 학생이 실력에 따라 나뉘어 수업을 받는다. 단 이곳을 지날때엔 한국어를 사용할 수 없어 학생들이 이곳을 지날 땐 사뭇 얌전해지기도 한다.
또 2학년부터는 전교생이 중국어를 배우기 시작, 졸업할 때까지 5년동안 중국어 수업을 필수과목로 듣게 된다. '1인1악기 운동'도 타 초등학교와 차별화되는 교육과정이다. 3학년때부터 플룻.바이올린.하프.트렘펫.클라리넷.첼로.더블베이스 등 서양악기와 북.장구.가야금.대금 등 국악기 중 한 가지를 선택해 외부강사로부터 매주 120분씩 교육을 받는다.
◇입학.전학 경쟁=강남으로 이전한 후 '입학.전학 전쟁'이 치열해졌다. 학교측에 따르면 지난해 입학 경쟁률은 6.5대1. 올해는 9대1에 가깝다. 전학 문의는 한 달에 50여건에 이른다. 계성초교의 '거주지별 학생 수' 자료에 따르면 총 688명 중 서초구에 거주하는 학생의 비율이 45%, 강남구 29.3%로 근거리 학생들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용산구(16.9%), 중구(3.1%), 성동구(2.3%), 종로구(0.7%), 동작구(0.4%), 송파구(0.3%) 등 스쿨버스나 시내버스를 타고 통학하는 비율도 상당수다.
학부모들은 매달 평균 70여만원에 이르는 수업료에 다소 부담을 느끼지만 차별화된 학교 경쟁력에 대한 대가라고 했다. 한 학부모는 "수업료는 비싸지만 각종 학원을 따로 다니는 것보다 부담이 덜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수녀님들이 인성교육을 맡고 있어 아이들의 탈선 우려가 덜하다"며 "또 학교측에서 패스트푸트나 탄산음료 자판기 등을 없애 건강면에서도 안심된다"고 했다. 이호근 교감은 "조사결과 최첨단 시설과 특성화된 교육으로 아이와 엄마의 만족도가 80% 이상"이라며 "외국어.음악.인성교육을 더욱 강화해 최고의 교육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