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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대희] 경험 많을수록 두툼해진다

중앙일보

입력

이코노미스트 젊었을 때 유럽을 여행하던 중 친구가 머물고 있던 독일의 항구 도시 함부르크를 들렀다. 그 친구의 안내로 레퍼번이란 곳을 구경하러 갔는데, 거기서 처음으로 라이브 쇼를 접했다.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섹스 묘기가 현란하게 펼쳐졌다.

묘기도 놀라웠지만, 그보다 코앞에서 보게 된 세계 각국 여성들의 그로테스크한 그곳이 너무 쇼킹해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무슨 광고 기획물처럼 클로즈업돼 머릿속으로 파고든다. 그때 인종에 따라 체형이나 피부 빛이 다르듯 여성의 성기 모양도 천차만별이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 됐다.

북유럽 출신으로 보이는 한 여성의 경우 체구만큼이나 사이즈도 커서 축 늘어진 소음순의 길이가 10㎝는 족히 돼 보였다. 수족관의 열대산 대형 조개를 떠올리게 할 만큼 그것이 너무 커 신비롭기보다 오히려 공포감을 느낄 정도였다. 같은 동양계 여성의 그것은 생김새가 빈약한 데다 발육 상태마저 부진한 것처럼 보였지만 심적으로 친숙하게 느껴졌다.

학자들이 조사한 것을 보면, 한국 여성들의 소음순 길이는 보통 5 ̄7㎝로 성냥개비보다 약간 큰 정도인데 비해 백인 여성은 10㎝가량 되므로 그 웅장함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선입관인지 몰라도 티코 경차에 에쿠스 중형차만큼이나 사이즈의 차이를 보여줬다.

삼복 더위 때 수영장에서 남성의 눈을 끌어당기는 여성들의 섹스어필은 누가 뭐라 해도 유방과 히프가 만드는 유연한 곡선이지만, 그보다 더 강력하게 남성들의 눈에 꽂히는 것은 비키니를 입은 젊은 여성의 가랑이 부위에 형성되는 미묘한 접힘과 주름이다. 소음순이 대음순을 비집고 돌출하기 때문에 생기는 주름현상인데 이것을 통해 성적으로 민감한 남성들은 여성 성기의 윤곽을 그려보며 스스로 흥분한다. 이처럼 외부로 드러날 정도로 소음순의 발육이 좋은 여성은 대개 섹스를 즐기는 경향이며 오르가슴도 남보다 빠른 편이다.

수치상으로 보는 서양 여성의 소음순의 높이는 20㎜ 이하가 60%로 대부분을 차지하며, 30%가 10㎜ 이하에 속한다. 그러나 동양계 여성의 경우는 소음순 높이가 20㎜를 넘는 여성이 거의 없다고 학자들은 이야기한다. 이에 비해 많은 백인 여성의 소음순 높이는 40㎜를 넘을 정도로 발육 상태가 뛰어나다고 한다. 이런 조건은 풍부하고 긴 성 생활로 인해 그런 방향으로 진화된 결과일지도 모른다.

한 조사를 보면 40㎜ 이상 되는 여성은 아직 출산 경험은 없더라도 거의 모두 이른 시기에 섹스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돼 있다. 이것을 보면 섹스를 자주 하는 여성의 성기 발육 상태도 우량하다고 말할 수 있다.

소음순의 발달은 섹스 빈도와 관련이 있다는 말인데, 출산을 하면 그 크기의 성장이 멈춰 버린다고 한다. 그 이유는 출산 후에는 부부 사이에 섹스 횟수가 출산 전보다 현저히 줄어드는 데 있지 않나 추측한다. 소음순의 두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두께는 좌우의 발육이 가장 좋은 부분을 측정하는데, 평균치는 3 ̄5㎜로 돼 있다. 처녀나 10대 소녀의 경우는 두께가 2㎜도 안 되는 얇은 소음순이 많다.

상기한 데이터를 근거로 성 경험이 많을수록 두께도 차츰 두꺼워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성기 간 마찰로 혈액 순환이 원활해지면 마찰에 견디기 위한 적응 현상으로 음순의 비후화(肥厚化)가 일어난다고 이해하면 쉬울 것이다.

처녀 시절 자그마하고 장밋빛을 띠던 소음순은 30대에 접어들면서 길이가 늘어나고 빛깔도 암적색으로 변해 신선한 맛이 차츰 사라진다. 이는 성 경험과 출산 등의 영향에 따른 변화의 하나다. 이처럼 성 체험은 여성의 성기에 어느 정도의 변화를 일으킨다. 자주 쓰는 부분은 진화하고, 쓰지 않는 부분은 퇴화한다는 것이 진화론의 원칙이며 성기도 예외는 아닌 것이다. 성기가 성 체험을 말해주는 척도인 셈이다.

[곽대희피부비뇨기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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