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필박사 美유택 도와줄 독지가 기다립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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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독립이 서재필 선생에게 주어진 소명이었다면 그의 정신을 살리고 가꾸는 일은 우리들의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코참(주미 한국상공회의소) 회장 임기를 마치고 지난 5월부터 서재필기념재단을 맡고 있는 정홍택(62)회장은 요즘 서재필기념관 재단장 사업에 온통 매달려 있다. 이 기념관은 徐박사가 일제시대 독립운동의 근거지로 삼았던 유택으로 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근교 미디아시에 있다.

徐박사는 이 집을 1926년 구입해 51년 유명을 달리할 때까지 살았으며 그후 둘째딸 뮤리엘 여사가 이어받았다. 뮤리엘 여사마저 작고하자 서재필기념재단이 87년 인수해 기념관으로 보존해 오다 이번에 전면적인 확장공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공사 예산은 40만달러(약 4억8천만원)다. 미주에서 유일하게 남은 애국지사의 유택을 재단장하는 사업이라 한국 정부에서 16만달러를 지원했다. 鄭회장은 이 돈이 다 떨어지자 지난 1일 필라델피아시에서 기금 모금을 위한 만찬 행사를 열었다. 모두 3백50명의 한인들이 참석해 12만달러를 기부했다. 예상 외의 성원이었다. 鄭회장은 그래도 12만달러를 더 모아야 연내에 공사를 마칠 수 있다며 독지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이곳은 서재필 박사의 얼이 깃든 곳으로 후세들의 역사 교육을 위해서도 반드시 보존해야 할 민족의 유산"이라고 강조했다. 鄭회장은 이 기념관을 종래의 고정식 전시에서 벗어나 그래픽과 동영상을 가미한 현대식 박물관으로 재탄생시킬 계획이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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