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뚫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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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국내 중견 자동차 부품업체 2곳이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인 GM과 잇따라 대형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S&T대우는 GM과 5년간 최대 3억7600만 달러(약 3500억원)의 수주 계약을 맺었다고 21일 밝혔다. 옛 대우정밀이 인수합병(M&A)을 통해 새롭게 출범한 이 회사는 서스펜션(현가장치)에 들어가는 쇽업소버와 입력단자 장치, 내비게이션 등을 GM에 납품하게 된다. 회사 관계자는 "GM의 글로벌 구매 전략에 따라 진행된 '신차 개발 프로젝트'의 경쟁 입찰에서 세계적 자동차부품 업체인 지멘스.델파이 등을 제치고 수주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제품은 2008년부터 GM유럽.GM대우.상하이GM 등 GM 네트워크를 통해 5년간 공급된다.

자동차 스프링 전문 제조업체인 대원강업도 이날 GM의 신차에 들어갈 스프링 등 서스펜션(현가장치) 부품 1억5000만 달러(약 1400억원)어치를 5년간 납품하는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1946년 설립돼 자동차 서스펜션에 들어가는 코일스프링과 차의 균형을 잡는 스테이블라이저, 자동차 시트 등을 만든다. 스프링 분야의 국내 1위 기업으로 지난해 매출은 4600억원이다. <본지 10월 25일자 경제 1.4면 '파워 중견기업' 참조>

이번 계약으로 대원강업은 GM의 승용차 신규 소형차 프로젝트(1500cc~1800cc급)와 픽업 트럭에 투입되는 코일스프링.스테이블라이저 등 현가 장치 부품을 2008년부터 납품하게 된다. 한국의 GM대우를 비롯해 북미.유럽 등 GM이 만드는 자동차(지역별로 각각 23만~60만여 대)에 이 회사의 부품이 사용된다. 특히 대원강업은 GM과 1차 협력업체를 거치지 않고 직접 GM과 납품 계약을 맺었다. 과거 모듈(일정 범위의 부품을 조립해 만든 것) 단위로 납품을 받던 GM이 글로벌 소싱(전 세계 기업으로부터 납품받는 것)을 하면서 직접 부품을 골랐고, 이번에 대원강업을 택한 것이다. 대원강업 관계자는 "스프링 등 우리 제품의 기술력을 GM으로부터 인정받은 것이며 앞으로 다른 글로벌 자동차회사의 문도 두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대원강업은 중간 협력업체를 거치지 않고 납품해 수익성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계약은 올 7월부터 추진됐다. GM은 부품을 글로벌 소싱하면서 한국을 비롯해 독일.프랑스 부품업체 5~6개사로부터 입찰을 받아 이 중 대원강업을 포함한 3개사를 납품업체로 선정했다. 북미 지역 납품은 현대자동차 앨라배마 공장 인근에 있는 대원강업 미국 현지 공장에서 현대차와 GM의 물량을 함께 만들게 된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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