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 시장 자동차 판매|GM이 포드 앞질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서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자국의 라이벌 포드에, 항상 뒤져 왔던 GM이 지난해 처음으로 포드를 제치고 4위로 올라섰다.
GM은 작년 한해 동안 영·불·독 등 서유럽에서만 1백56만1천대의 자동차를 말아 1백53만4천대의 포드를 앞섰다.
이로써 GM은 홈그라운드인 미국에서 36%의 점유율로 포드(23·9%)를 압도하고 있는데 이어 유럽에서도「빅3」의 선두주자로 나서게 됐다.
1천3백26만3천대(90년 기준) 규모의 서유럽 자동차 시장은 폴크스바겐·피아트·푸조·르노 등 본토박이 4개 사가 42·5%를 분할 점거하고 있으며 GM·포드 등 미국 메이커가 23·4%를, 일본차들이 11·6%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표 참조>
포드가 이처럼 판매실적이 부진했던 것은 간판 모델인 에스코트가 자동차 전문가들로부터 혹평을 받은데다 설상가상으로 포드의 유럽내 주력시장인 영국의 경제사정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GM은 운도 좋은 편이었다. 주력 시장인 독일이 통일되면서 전 동독 인들의 신규수요가 수천 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GM의 유럽시장에서의 승리는 현지법인에 의한 경영체제에 힘입은바 크다.
독일에 있는 오펠 사에서 생산된 GM자동차는 오펠 상표로 유럽대륙에서 판매하고 영국 현지법인에서 생산된 차는 복스 홀 상표로 팔고 있다. 미국 차라는 이미지를 주지 않는 수완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전 유럽에서 포드상표를 고집해 온 포드사는 80년대에는 그 명성으로 재미를 보아 왔으나 이제는 그 점이 성장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춘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