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말 잘못 하더라도 포용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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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나는 동경 한국인학교를 다닌 덕분에 한국어로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가능하지만 절대 다수의 교포 2, 3세 학생들은 한국어를 모른다. 실로 부끄럽기 짝이 없는 일이지만 그렇게 되기 십상인 이들의 처지를 본국에 계신 분들이 이해하고 포용해 주셨으면 한다.
이번 춘계학교 입교를 위해 김포공항에 도착, 입국수속을 밟던 중 일부학생들이 공항에서 일하시는 몇몇 분들로부터『한국사람이라면서 한국말도 못하느냐』는 구중을 듣고 눈물을 글썽거렸다. 나는 그때『아저씨, 그래서 지금 공부하러 왔습니다』고 대신 변명을 하고 동료들을 달래 주었다.
이 때문에 많은 학생들은 교육프로그램 가운데 국어강좌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춘계학교 선생님들이 열심히 가르쳐 주시기는 하지만 국어교육에 좀더 많은 비중이 두어졌으면 한다.
이와 함께 본국의 대학생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주어졌으면 좋겠다.
같은 또래 본국의 학생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살아가는지 우리들로서는 큰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과거에는 이런 기회가 많이 있었다는데 최근 들어서는 대학 측의 비 협조와 안전상의 문제 등으로 인해 거의 없어졌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박경완 군<22·법정대 교육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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