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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호암상 수상자들 업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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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과학 전자통신연 대용량 전전자교환기 개발 정보산업발전 기여/의학 김영균 교수 악성종양인 방광암 치료·재발 방지에 새길 터/언론 MBC 『인간…』 서민층 생활상 진솔히 담아 휴먼다큐영역 개척/사회 장기려 박사 “한국의 슈바이처”… 가난한 사람들에 무료진료
○<과학기술부문>
사단법인 한국전자통신연구소는 76년 설립된 한국전자기술연구소와 한국전자통신연구소를 모체로 지난 85년 3월 정식 출범한 정부출연 특정연구기관.
통신·컴퓨터·반도체·천문우주과학 등 분야의 핵심적 기술개발을 위한 기관으로 1천6백여 연구원이 근무하고 있다.
지금까지 4메가 D램(RAM),행정전산망용 주전산기 「슈퍼미니 컴퓨터」,광통신시스팀 개발 등으로 세계적 기술경쟁에 대응해온 견인차로 국가 기간통신망의 선진화,전기통신서비스의 대중화,정보통신산업의 발전 등에 크게 기여해왔다.
특히 이번 수상업적인 「대용량 전전자교환기 TDX 10」개발은 고도의 종합적 시스팀기술의 결정체로 높이 평가된다.
TDX는 종래의 반전자식 교환기의 애널로그방식 통화를 디지틀화한 교환기로 전화통화의 잡음과 손실을 거의 없앨 뿐 아니라 기기의 소형화·저전력화·고품질화 등에도 획기적 진전이 가능케 했다. 더욱이 TDX기술은 통신·반도체·컴퓨터 등 첨단 전자기술의 종합으로 경제적인 면에서도 90년까지 수입대체효과 4천5백억원,원가절감효과 9백50억원을 거뒀다.
미국 MIT공학박사인 경상현씨(52)가 84년 한국전기통신연구소 시절 이후부터 지금까지 소장으로 이끌어 왔다.
○<의학부문>
김영균 교수는 비뇨기과 전문의로 후학지도와 임상연구의 양면에서 뛰어난 업적을 쌓아왔으며,특히 비뇨기계통의 악성종양인 방광암의 임상적 진료에 기초가 될 논문 「방광암의 발생기전·진행과정 및 예방에 관한 임상적·실험적 연구」가 수상업적으로 꼽혔다.
방광암은 발생빈도가 가장 높은 종양임에도 불구하고 재발과 진행을 막기 어려웠는데 김교수의 이번 연구결과로 치료와 재발방지에 새로운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김교수는 광학현미경과 전자현미경을 이용한 실험·관찰로 비타민 A의 소량·계속투여가 암발생을 현저하게 감소시키며,결핵 예방접종약인 BCG와 비타민 A를 함께 투여할때 더 월등한 항암효과가 나타남을 임상적으로 확인했다.
이같은 업적은 방광암의 임상적 진료에 기초적인 근거를 제시했을 뿐 아니라 인체 임상치료를 시행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획기적 업적. 이는 방광암 치료법개발에 몸담아온 그의 연구업적을 대성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교수는 1926년 서울에서 태어나 49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박사학위를 딴 뒤 65년 이후부터 지금까지 서울대 교수로 재직해 왔으며,국제 비뇨기과학회 한국지부장을 맡고 있다.
○<언론부문>
MBC 다큐멘터리 『인간시대』는 성실하고 바르게 살아가는 서민층의 건강한 생활상을 진솔하게 화면에 담아온 교양프로그램으로 「휴먼 다큐멘터리」의 영역을 개척,정착시켜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84년말부터 기획,85년 5월 숱한 좌절끝에 우리나라의 대표적 컴퓨터업체로 성장한 삼보컴퓨터 이윤기 사장의 입지전적 성장과정을 소개한 「청계천에서 세계로」로 출발,7년째 계속되고 있다.
수상의 주역은 기획자인 이긍희 부국장과 담당PD 박흥영 부장,윤영관·유창영·홍종선씨 등.
투철한 사명의식으로 주인공의 삶을 철저히 파헤치고 자연스러운 영상으로 편집해낸 이들의 집념과 끈기가 시청자의 호평에 이어 호암상 수상의 영예를 안게 했다.
특히 처음부터 감추어진 의도를 가지고 영상을 맞춰 나가는 방식을 깨끗이 배제,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의 객관적 영상으로 오히려 깊은 내면의 삶을 이끌어내는 제작의 어려움이 높이 평가됐다.
『인간시대』는 해외입양아 수전 브링크 이야기로 해외입양 문제에 경종을 울렸으며,한필성·필화 오누이의 40년 이별을 특집으로 꾸며 이산가족의 고통을 대변하기도 했다.
○<사회봉사 부문>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리는 장기려 박사는 의사로서 평생을 가난한 자,소외된 자들을 위한 무료진료와 봉사로 일관해 이미 지난 79년 막사이사이상 공공봉사상을 수상함으로써 국내외에 널리 알려졌다.
심사위원들이 면밀한 현지답사와 심의끝에 만장일치로 그를 선정한 것도 사회봉사 부문에서 우뚝 솟은 그의 업적 때문.
장박사는 1909년 평북 용천에서 태어나 경성의전을 졸업하며 의료봉사에 뛰어들기 시작,당시의 인간애 넘치는 도덕적 모습이 이광수 소설 『사랑』의 주인공 「안빈」의 모델이 됐음도 화제로 알려져 있다.
그는 40년 일본 나고야 제국대학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딴 뒤 평양에서 인술을 펼치다 6·25전쟁때 월남,피난지 부산에서 전상자들과 피난민을 치료하면서 의료봉사활동을 본격화했다.
51년 문을 연 복음병원은 현재 「고신의료원」으로 발전,지역의료발전과 사회봉사의 중추로서 여전히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진료에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최초의 민간 의료보험조합을 설립했으며 지금도 청십자사회복지회 대표로 봉사활동에 헌신하고 있다.
◎선정경위/1백여건 후보중 숙고끝에 확정
삼성복지재단은 호암상 제정을 발표하고 노벨상등 국내외 주요 시상제도를 조사해 지난해 6월 운영규정을 확정,다음달 중앙일간지에 시행을 공고했다.
재단은 공고와 함께 각계의 명망있는 인물들을 추천인으로 위촉,후보추천을 의뢰한 결과 1백여건의 추천이 접수됐다.
이어 재단은 지난해 11월 각계의 존경받는 전문가 28명을 심사위원으로 위촉,3∼4차례의 엄격한 심사회의와 현지조사활동을 거친 뒤 지난달 28일 수상자를 최종 확정했다.
부문별 심사위원장은 과학기술부문 심정섭 서울대 교수,의학부문 곽현모 연세대 교수,언론부문 김태길 서울대 명예교수,사회봉사부문 권이혁 녹십자회장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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