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 내 중국펀드만 왜 이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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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어, 내가 가입한 중국 펀드 수익률만 왜 이렇게 낮지?"

중국펀드가 올해 금융상품 중 최고의 수익률을 올렸다는 소식을 접한 회사원 조현재씨는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 전 신문에서 본 피델리티 중국 펀드 수익률은 50%가 넘었다. 하지만 조씨가 올해 초 가입한 '피델리티 대중국 펀드'의 수익률은 14.56%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똑같이 피델리티가 운용하는 중국 펀드인데 왜 이런 차이가 생겼을까. 답은 바로 투자 대상 지역이 다르기 때문이다.

신한BNP파리바투신운용의 추문성 이사는 "대부분 투자자들은 펀드 이름에 중국이 들어있으면 똑같다고 생각하지만 중국 관련 펀드의 수익률은 투자 지역과 투자 방식에 따라 천차만별"이라며 "내년 세계경제 전망과 본인의 투자성향에 따라 상품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펀드에 제대로 투자하려면 중국펀드의 종류부터 챙겨봐야 한다는 뜻이다.

◆다양한 중국펀드=올해 고수익을 올린 중국 펀드들은 쉽게 말해 중국에 투자하는 펀드다. 이때 '중국'의 범위를 잘 따져봐야 한다. 중국펀드는 투자지역에 따라 '중국펀드'와 '대중국펀드'로 나뉘기 때문이다. 중국펀드는 중국 본토의 종목에 투자하는 펀드고, 대중국펀드는 중화권에 분산 투자하는 상품이다.

조씨가 가입한 펀드는 중국은 물론 홍콩.대만까지 아우르는 대중국펀드였다. 올해는 중국 증시의 상승폭이 홍콩.대만증시의 상승폭보다 컸다. 따라서 중국과 함께 홍콩.대만기업에도 투자한 대중국펀드의 수익률이 중국 기업에만 투자한 중국펀드보다 낮았다.

중국펀드에 편입되는 종목은 보통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인 H주와 레드칩 주가 90%를 차지한다. '대중국펀드'는 대만.홍콩 증시 상장종목의 비중이 절반이나 된다.

그런가하면 동부증권의 '동부차이나주식1'처럼 중국 본토(상해.선전)에 상장된 B주의 비중이 큰 상품도 있다.

투자방식에 따라서는 증시 상장 종목에 직접 투자하는 직접투자펀드와 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로 나뉜다. 이 경우 수익률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재간접펀드의 수수료가 더 비싼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입 전에 챙겨볼 필요가 있다.

같은 직접투자펀드 내에서는 외국에서 설정된 역외 중국펀드와 국내 운용사가 국내에서 설정한 해외투자 중국펀드로 나뉜다. 모든 해외펀드에서 환율이 주요한 변수지만 특히 역외 펀드는 달러로 투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환율 변수를 더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올해의 경우 원화 강세로 인해 역외 펀드가 원화 환산 수익률에서 10%포인트 이상 손해를 봤다.

◆세금을 아끼려면=올해 중국펀드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금융소득이 4000만원을 넘는 바람에 예상치 않게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이 된 투자자가 적지 않다. 또 종합과세 대상이 되지 않더라도 해외펀드는 수익 전액이 과세표준이므로 높은 수익을 올리면 그만큼 세금도 많아진다. 따라서 고수익이 예상되는 중국펀드 같은 상품에 투자할 때는 세금우대 상품에 가입하는 절세(節稅)방안도 생각해봐야 한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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