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 거리는 비교적 깨끗”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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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통신체계 파괴로 화학부대 가동 못한듯
○…지난 15일 이후 바그다드에 도착한 외국기자들은 6주간의 공습을 받은 바그다드 거리풍경이 비교적 깨끗하다고 전했다.
바그다드의 건물은 대부분 기와와 콘크리트로 되어있어 공습받은 부분만이 파괴되고 화염이 번지지 않았던게 비교적 온전한 것처럼 보이게 한 원인. 그러나 사실은 상당부분 파괴된 상태였다.
○…다국적군의 공습은 상당히 정확했다.
대통령궁·법무부·지방부·통신시설·공항·화력발전소·정유소·국회의사당 등 중요시설들이 엄선된 공습으로 대파되었고 간혹 실수로 인한 민간시설·주택 등의 파괴도 눈에 보였으나 피해는 크지 않았다.
그러나 다국적군이 화학무기 제조공장으로 간주,공격한 분유공장은 벽면에 녹색과 황토색으로 온통 그림이 그려져 있어 마치 은폐색을 칠한 것처럼 보였고 사방에 감시탑 비슷한 것이 서 있어 다국적군기가 오인,폭격한 것으로 보여진다.
○…다국적군의 무차별 공습으로 바그다드시는 발전소등 모든 에너지 공급원이 파괴,시민들은 어둠속에서 추위에 떨고 있다.
바그다드는 세계 최고의 혹서지역으로 여름에 섭씨 40도를 넘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겨울인 지금은 상당히 추우며 밤엔 두툼한 스웨터를 입고도 추위를 느낀다.
현재 바그다드에서 가장 인기있는 물건은 석유스토브와 회중전등으로 물건이 부족,값이 엄청나게 오르고 있다.
○…다국적군의 승리가 확인된 27일 미국은 승전 축하분위기로 들떠있다.
상점에서는 성조기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고 자동차·거리·사무실마다 미군들의 무사귀환을 비는 노란리번이 펄럭이고 있으며 부상군인 치료를 위한 헌혈도 목표를 훨씬 초과하고 있다고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군인들을 모집하는 모병소에는 걸프전에서 가장 위험한 임무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진 해병과 육군을 지원하는 사람이 모집인원을 초과하고 있다.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의장은 26일 쿠웨이트내 팔레스타인 사람들에 대한 학살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아라파트 의장은 이날 알제리 TV와의 회견에서 지난 82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당시 서베이루트에서 레바논 기독교 민병대가 수백명의 팔레스타인 사람을 학살한 사실을 지적,쿠웨이트내 17만명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위험이 닥치고 있다고 경고했다.
○…『다국적군의 공격을 화학무기로 저지할 것』이라고 장담했던 이라크가 붕괴직전에 이르도록 이를 사용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다국적군 관계자는 『이라크군이 다국적군의 신속한 작전전개를 거의 예측치 못했던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또 『화학무기 사용에는 전전선에 걸친 정밀한 협조체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다국적군의 대량·정밀공습으로 이라크의통신체계가 거의 파괴돼 화학부대 가동이 불가능했고 제공권마저 제압돼 지상·공중 양면에 걸쳐 힘을 쓸 수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쿠웨이트로 진격해 들어간 미군은 27일 이라크군이 지하벙커에 감추어둔 화학무기를 처음으로 발견했다.
○…쿠웨이트는 최소한 9개월이 지난 후에야 원유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며 이라크에 현금대신 원유를 보상금으로 요구할지도 모른다고 압둘 아지즈 알 사바 쿠웨이트 중앙은행 총재가 27일 말했다.
○…이라크는 28일 그 어느 누구에게도 머리를 숙이지 않을 것이며 『칼날처럼 날카로울 것』이라고 바그다드 라디오방송이 보도했다.
바그다드 방송의 이같은 발표는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앞서의 연설을 통해 항구적인 휴전조건들을 내세운 것에 대한 반응인지 여부는 아직 분명치 않다.
바그바드 방송은 부시 대통령이 『쿠웨이트가 해방되고 이라크군은 패배했다』고 연설한 직후인 이날 오전 11시30분 애국가를 내보낸 뒤 3분간에 걸쳐 성명을 발표했다.
이 방송은 『이라크가 고개를 숙이지 않을 것이다. 적들에게 재앙이 있으리라』고 말했다.
영국 BBC방송에 의해 청취된 이 성명문은 또 이라크가 『칼날과도 같이 날카롭다』고 말했다.
바그다드방송은 이어 회교도의 성전인 코란경전 암송방송을 내보냈다.<외신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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