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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컴퓨터 소형화뒤져 수출 고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세계 퍼스널컴퓨터 (PC) 시장의 소형화추세가 급진전됨에따라 국내 컴퓨터업계가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다. 세계시장의수요는 빠르게 변하는데 기술강벅에 걸려 이를 뛰어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선진국들의 PC 신제품개발은그동안 빠르게 진전,책상위에올려놓고 쓸수 있는 데스크톱형 자체가 컴퓨터의 소형학를 크게 진전시킨 것이지만 최근에는 무릎 위나 손바닥 위에 올러놓고 쓸수 있는 초미니형까지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지난80년 무릎위에 올러놓고쓰는 랩톱형을 세계 처음으로개발해냈던 일본의 컴퓨터회사들은 지난88년 크기와 두께를더욱 줄인 노트북형을 개발,세계를 놀라게했다.
지난해에는 미국업계가 손바닥위에 올러놓고 쓰는 팜형을개발해내기도 했다.
랩톱형은 가로·세로 각각 30cm정도에 두께도 6∼10cm, 무게도 5∼8kg에 불과하다. 노트북형은 대학노트(A4용지) 크기에 두께는 4∼5야로 더욱줄였고 무게도 3kg을 밑돈다.
이들 소형컴퓨터는 기존 데스크톱형 컴퓨터가 갖고 있는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으면서크기를 대폭 줄였기 때문에 전원이 없는 곳에서도 들고다니며 쓸수 있다.
노트북형은 특히 서랍속에 넣어두거나 책꽂이에 꽂아둘수도있어 「컴퓨터의 혁명」 으로 불리고 있다.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의 경우지난해 전체 퍼스컴 판매규모는 9백83만대로 전년보다 4·4%가 느는데 그쳤으나 이중 랩톱·노트북등 포터블형은 89년 14만대에서 60만대로 무려4배이상 늘었다.
내년에는 2백만대가 팔러 전체 퍼스컴판매량의 18%가량을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89년 랩톱형을 처음 개발해낸데 이어 최근에는 노트북형도 일부업체가 개발,시판에 나서고있다.
랩톱형의 경우 삼성·금성·대우전자등이 이미 시판중이고노트북형도 지난해 하반기부터삼성·금성·효성등이 신제품을내놓았다.대우전자와 삼보컴퓨터도 올상반기에 노트북형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러나 이미 나온 제품들도 부품중 70%가량을 외제에 의존, 모니터등 본체0와 기초부품일부를 제외하고는 마이크로칩등 핵심부품은 거의 대부분 수입품을 쓰고있다.
이때문에 제품값도 대당 1백50만∼2백50만원으로 일본제품 (20만∼25만엔) 보다 오히러비싸 본격 수출에는 나서지 못하고 있다.
컴퓨터의 소형화를 위해선 우선 부품자체가 소형화돼야 하고 좁은 공간에 차곡차곡 집어넣는 배치기술도 필요하다,.
소형컴퓨터분야에서 일본이 강세를 보이는 것도 이같은 기술이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핵심부품인 마이크로칩등 반도체의 경우 이미 미국보다 앞서나가고 있다.
특히 화면에 별도의 빛을 비추지않아도 되는 액정화면 개발쪽에서는 압도적이다.
액정기술은 지난70년대초 우리도 일본과 비슷한 이론적 토대를 갖췄었으나 이후 응용개발을 등한히해 지금에 와서는 고전하고 있다. 이제는 아무리 많은 돈을 준다해도 기술이전을받지 못하고 있다.
기존의 데스크톱형은 이미 세계적인 공급과잉현상이 심화되고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수출이 재작년수준에서 제자리걸음에 머물렀다.
지난80년 뒤늦게 컴퓨터생산에 나섰던 우리나라는 그동안외국기술을 배워 모방하는 형식으로 매년 30%이상씩 수출을 늘릴수 있었으나 신제품개발경쟁이 가열되면서 한계에이르고있다.
국제경갱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체기술 개발력이 뒷받친되어야하는 것이 컴퓨터분야에서도 예외는 아니다.<민병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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