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대비 고배당 종목 10개 골라 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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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한국판 다우의 개(Dogs of Dow)를 찾아라-'.

주식투자 전략 가운데 '다우(Dow)10'이라는 기법이 있다. 세계 금융 시장의 중심지 뉴욕 월스트리트에서 활용되는 방법이다.

투자 방법은 간단하다. ▶매년 마지막 거래일에 다우존스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 중 직전 사업연도에 지급한 배당금을 기준으로 가장 높은 배당 수익률을 보이는 종목 10개를 선정한 뒤 이들을 균등한 금액으로 매입하고 ▶매수한 종목을 다음해 마지막 거래일까지 보유한 후 ▶이듬해 마지막 거래일에 이들을 팔고 처음 단계를 반복하면 된다.

상대적으로 주가가 덜 올라 배당수익률(배당금÷주가)이 높게 나타나는 '못난이' 종목들을 골라 투자한다는 의미에서 '다우의 개' 투자법으로도 불린다.

단순한 전략이지만 1973년부터 1996년까지 이같은 투자기법을 적용한 결과 연평균 수익률이 17.7%에 달했다. 같은 기간 다우지수는 연평균 12% 정도 오르는 데 그쳤다. 다우지수에 편입될 만큼 펀더멘탈이 우수한데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종목에 투자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11일 이를 국내 상황에 맞게 응용한 '한국판 다우의 개' 투자 전략을 제시했다. 삼성증권이 매달 선정하는 모델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30여개 종목을 대상으로 '다우의 개'와 같은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다.

모의 실험 결과 2001년 마지막 거래일에 1억원을 투자했다면 5일 현재 그 돈은 2억4574만7000원으로 불어났다. 투자기간 동안엔 146%, 연평균 20%의 수익률을 올린 셈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연평균 15.6% 상승하는데 그쳤다.

이 증권사 정영완 투자정보파트장은 "이런 기법은 배당을 많이 하는 우량 종목은 언젠가 시장의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가치투자 전략에 의존하고 있다"며 "증시가 과열 국면이 아니라면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좋은 투자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정 파트장은 삼성증권의 12월 모델 포트폴리오를 기준으로 '다우의 개' 전략을 적용할 수 있는 종목으로 LG화학.KT&G.POSCO.SK.대구은행.LG전자.신한금융지주.현대모비스.한국타이어.KCC 등을 꼽았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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