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캠프, 명함에 번호 붙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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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 002' 'AF 009'.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대선후보 경선 캠프인 '안국포럼' 참여 인사들의 명함(사진)엔 이 같은 일련번호가 붙어 있다. 안국포럼의 영문 약자(AF)에 번호를 붙인 것이다.

캠프에서 일하는 사람마다 '고유번호'를 부여한 이유는 대선이 다가오면서 캠프 소속임을 사칭하는 경우를 막기 위해서다.

한 관계자는 "실제로 2002년 서울시장 선거 때 멋대로 선거 캠프 명함을 만들어 갖고 다닌 사람이 문제를 일으켜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며 "큰 선거를 앞두고 이런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내린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번호가 적힌 명함이 돌아다니자 한나라당 안팎에선 "번호가 캠프 서열을 보여 주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AF001'은 이 전 시장의 번호였지만 개인 명함을 사용하게 돼 '영구 결번'으로 남았다. 'AF 002'는 이춘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AF 005'는 백성운 비서실장, 'AF 007'은 정태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AF 009'는 조해진 전 서울시 정무보좌관이다.

그러나 한 인사는 "처음 명함을 찍을 당시 나이 등을 감안해 번호를 정한 것으로 '캠프 서열'과 일치하는 게 아니다"며 "우리끼리는 '○번'이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밝혔다.

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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