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책읽기Review] '사막을 별천지로' 두바이의 기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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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두바이

서정민 지음, 글로연

296쪽, 1만5000원

"한국에서 안되는 게 어딨니"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아랍에미리트의 7개 토후국 중 하나인 소도시 두바이에서는 정말 불가능한 일이 거의 없다.

여름에 섭씨 50도를 오르내리는 열사의 땅에 실내 스키장이 들어섰으며 바닷속에는 수중호텔이 만들어지고 있다. 기존의 육지를 인공섬으로 바꾸는 발상의 전환은 두바이인이 아니면 감히 생각해 내지도 못할 것이다. 800m에 달하는 세계 최대 빌딩 '부르즈 두바이'도 건축 중이다. 실패를 제외한 모든 것이 가능한 곳이다. 세계는 지금 모래사막에서 기적을 창조해낸 두바이 배우기가 한창이다. '무한 상상력과 창조적 리더십'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두바이 배우기의 교과서로 손색이 없다.

본지 중동 특파원인 저자는 두바이 기적의 현장을 발로 뛰며 취재한 발전상과 성공 비결을 조목조목 충실하게 전한다. 건축가들의 성지순례 코스로 여겨지는 독창적인 건물과 공상과학 소설에서나 가능할 법한 각종 프로젝트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읽고 있노라면, 환상의 나라 두바이에 직접 와있는 듯한 느낌에 사로잡히게 된다.

화려한 컬러 사진을 곁들여 눈도 즐겁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상상을 초월하는 발상으로 세계인을 불러 모으고 투자를 끌어들이는 전략을 소개해 놓은 부분은 두바이를 벤치마킹해야 할 기업이나 행정부처, 지방자치단체로서는 눈여겨볼 대목이다. 책 말미에는 두바이와 관련된 각종 통계와 참고 정보를 한데 모아 두어 유용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비즈니스 천국을 꿈꾸는 '두바이 주식회사'의 중심에는 셰이크 무함마드 국왕이라는 거인이 서 있다. 투자 유치를 위해서는 물과 불을 가리지 않는다는 그의 철학은 두바이를 10여 년 만에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두바이의 마술사'라 불리는 그는 금융허브의 토대가 된 '노 택스(no tax)'정책, 항공운항 편수를 무제한 허용해 물류.관광 허브를 가능케 한 '오픈 스카이 정책'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 외국계 은행에 단 2시간 만에 등록증을 내주는 효율적인 행정시스템과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의사결정 과정을 가능케 한 그의 지도력에 세계는 감탄하고 있다. '상상력의 교과서'라는 이름을 붙여도 어색하지 않을 이 책에서는 선견과 혜안을 가지고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추진력을 발휘한 무함마드의 리더십을 음미하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다.

한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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