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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재테크, '꼭 할 일 vs 절대 피할 일'

중앙일보

입력

연말은 으레 한 해를 정리하는 분위기가 퍼지기 마련이다. 재테크 역시 마찬가지이다. 송년회 등 남들과 접촉하는 시간이 많아지다보면 수익률을 비교하게 되고 자신의 재테크 성과도 되돌아 보게 된다. 수익률이 저조한 상품이 있으면 정리하거나 새해부터는 새로운 상품으로 갈아타고 싶은 욕구도 강해진다. 새해부터는 새로운 마음으로 재테크를 하겠다는 결심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자칫 잘못된 판단을 할 경우 '오히려 가만히 있는 것만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연말연시 한해의 재테크를 정리하고 새해를 준비할 때 해야할 일과 하지 말아야할 일은 뭐가 있을까.

◇"정리할 건 정리해"=연말에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유혹에 빠지는 것은 실적이 좋지 않은 투자 상품을 정리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전문가의 견해는 일단 긍정적이다. VIP투자자문 최준철 대표는 "연말은 꼭 어떤 행동을 하기보다는 1년 단위로 한 해의 실적을 되돌아본다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주식이든, 펀드든 투자를 시작할 때의 아이디어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지를 먼저 점검한 뒤 달라졌다면 그것 위주로 정리하는 것이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예컨대 어떤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했는데 그 회사가 그만한 실적을 내지 못한다면 투자를 철회하는 것이다. 자신의 아이디어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리하는 것이다. 최대표는 "시간을 두고 충분히 지켜봤는데도 생각을 잘못한 것 같다는 판단이 선다면 가격에 상관없이 팔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와는 달리 투자 '수익률' 자체에 주목하는 견해도 있다. 웰시안닷컴 심영철 대표는 "원래 잘 달리는 말이 더 잘리는 경향이 있다"며 "좋은 수익률을 내지 못한 상품이라면 정리하거나, 교체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일시적인 변수 때문에 저조한 실적을 내는 경우는 예외이다. 심 대표는 "초과 수익률을 낸 상품이라면 연말에 일단 한번 정리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며 "올해 좋았던 중국과 인도 펀드는 한번 쉬어 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호들갑 떨지 마"=그러나 괜히 시류에 휩쓸리는 것은 낭패를 볼 가능성이 높으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어떤 상품이 '좋았네, 어떻네' 하는 말들을 듣다보면 부화뇌동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최 대표는 "시험 볼 때 답 고쳐 쓰면 꼭 틀린다"며 "당초의 생각에서 달라진 것이 없다면 연말이라고해서 달리 행동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투자자들은 주식을 가지고 있지 않을 때 더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며 "주식이든 펀드든 환매의 유혹을 느낄 땐 왜 투자 했는지를 먼저 따져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즉 당초 투자했던 이유가 달라지지 않았다면 그대로 보유하라는 것이다.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민주영 연구원 역시 "장기적으로 멀리 내다보고 자신의 재무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투자하는 합리적인 투자자라면 연말연시라고 해서 크게 동요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민 연구원은 "특히 펀드의 경우 최소 3년 이상 장기 투자해야하는 상품이므로 한 해의 실적이 저조했다고 함부러 환매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일례로 지난해는 '주식-강세, 채권- 약세' 현상이 있었지만 올해는 정반대의 현상을 빚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단기적인 판단에 따라 환매를 할 경우 그 다음 해에 올 수도 있는 호기를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속을 차려라"=작더라도 실속 있는 재테크에 집중하는게 낫다는 견해도 있다. 웰시안닷컴 심영철 대표는 "직장인이라면 연말에는 절세에 신경쓰는 것이 좋다"며 "연금저축과 장기주택마련저축은 반드시 가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심 대표는 "이미 가입했더라도 더 좋은 상품으로 옮겨타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며 "두 상품 모두 펀드형 상품들이 있는데 상당히 좋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말하자면 약간의 위험을 감수할 수 있다면 은행이나 보험의 상품들은 증권사의 펀드형 상품으로 교체를 생각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민 연구원은 "굳이 연말에 뭔가를 해야한다면 차라리 온 가족이 모여 재무 상태를 점검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기업의 재무 상태를 보여주는 재무제표처럼 한 가정의 재정 상태를 요모조모 따져보는 것이다. 민 연구원은 "하얀 종이를 반으로 갈라서 왼쪽에는 자산을 죄다 정리하고, 오른편에는 부채를 모두 적어보면서 한해 동안의 자산 변동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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