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은 인덱스펀드보다 짭짤 … 거래는 주식처럼 간단하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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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와 주식의 장점을 결합한 21세기 최고의 금융 신상품-.'

상장지수펀드(ETF)다. 이름은 낯설지만 생각보다 쉽게 거래할 수 있는 상품이다. ETF는 특정 주가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연동되도록 설계된 펀드다. 지수의 수익률을 쫓는다는 점에선 인덱스 펀드와 같다. 코스피200지수에 연동하는 ETF인 KODEX200, KOSEF200 등은 거래소에 상장된 우량 기업 200개에 분산 투자하는 셈이다. 이러다 보니 개별 기업의 부도 등 위험에 상대적으로 적게 노출된다.

인덱스 펀드는 주식처럼 사고 팔 수가 없지만 ETF는 주식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다. 펀드는 돈을 넣고 나면 1~2일 후에나 실제 투자된다. 돈을 찾을 때도 짧게는 3일, 길게는 15일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ETF는 사는 즉시 투자된다. 팔고 나서 이틀 후 현금화가 가능하다. 대신 거래세(0.3%)는 면제된다.

이런 장점 때문에 9월 말 현재 전세계 ETF는 669개, 자산규모는 5045억 달러에 달한다. 수익률도 좋다. KODEX200의 경우 연초 이후 수익률이 4.52%인데 반해 인덱스 펀드는 3.61%에 그쳤다. 성장형 펀드(-0.53%)는 원금을 까먹었다.

삼성투신운용 인덱스운용본부 배재규 부장은 "성과가 안정적인 것이 지수에 대한 투자이고, 이런 상품들 중 비용이 가장 싼 게 ETF"라며 "장기 투자자들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국내 ETF 시장 규모는 2조 원에도 못미친다. 주식형 펀드 수탁액이 40조 원을 돌파한 것에 비하면 미미한 수치다.

6일 증권선물거래소는 ETF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세미나를 개최해 개인에게 적합한 ETF 실전 투자 전략을 설명했다.

적립식 투자도 가능=인덱스 펀드의 장기 수익률은 주식 성장형 펀드를 항상 앞섰다. ETF는 이런 인덱스 펀드보다 수수료가 더 싸다.

우리CS자산운용이 최근 1년간 총 비용을 조사한 결과 KOSEF200은 0.37%에 불과한 반면 인덱스 펀드는 1.78%, 주식 성장형 펀드는 2.95%에 달했다. 장기 투자의 경우엔 복리 효과 때문에 작은 수수료 차이가 큰 수익률 차이를 낳는다. 장기 투자자에게 ETF가 적합한 이유다.

특히 매달 ETF를 사는 방법으로 적립식 투자를 할 수 있다. ETF는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으로 매매가 쉽다. KODEX200의 6일 종가는 주당 1만8400원. 20만 원이면 한 달에 10주를 살 수 있다.

일시 자금 운용에도 적합=주식 시장이 좋아 투자는 하고 싶은데 마땅한 종목을 찾지 못했다면 일단 ETF를 사는 것도 좋은 투자 방법이다. 특히 투자하려는 종목이 아직 비싸다고 생각되면 섣불리 주식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ETF를 활용해 자금을 운용하는 편이 낫다. ETF는 개별 기업에 대한 리스크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대신 즉시 현금화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잠시 ETF에 투자했다가 투자하기 적당한 종목이 나타나거나 적당한 값이 됐다고 판단하면 ETF를 팔아 주식을 사면된다.

전용 투자펀드 활용도 방법=일반인들은 홈트레이딩시스템(HTS) 프로그램을 깔고 ETF를 매수한다는 것에 대해서 막연한 두려움을 느낄 수 있다. 때맞춰 ETF를 사고 주가지수를 체크해야 하는 게 귀찮을 수도 있다.

이런 개인들은 증권사의 ETF 전용 랩 어카운트, ETF 투자펀드 등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단 펀드를 구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수수료를 내야 한다.

우리투자증권의 '히트 앤드 런', 현대증권의 '유퍼스트 스탁 랩 ETF적립식'은 ETF에 투자하는 랩 상품이다. 푸르덴셜자산운용의 'Pru G7 ETFs'는 G7 국가 증시에 상장된 ETF에, '푸르덴셜아시아ETF재간접'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요 8개국 ETF에 분산 투자하는 펀드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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