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트비아도 유혈탄압/소군 바리케이드작업 운전사 사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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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리투아니아선 백만군중 추도식
【모스크바 로이터·AP=연합】 소련 라트비아공화국에서 16일 소련군에 의한 최초의 희생자가 발생하고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나에서 약 1백만명의 군중들이 지난 13일 소련군에 의해 희생된자들에 대한 추도식을 거행하고 있는 가운데 최고회의 대의원들은 미하일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 발트해 연안 3개공화국에 대한 직접통치 실시를 촉구했다.
그러나 일부 급진파와 온건파들은 발트해 3국에 대한 더 이상의 군사행동을 삼가도록 요구했으며,소련 지식인들은 빌나의 유혈탄압이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개혁에 관한 원칙을 무위로 돌렸다고 비난했다.
소련 최고회의는 또 이날 찬성 3백6,반대 44,기권 36표로 소연방의 장래에 관한 국민투표를 오는 3월17일 실시키로 결정했다. 빌나 유혈사태로 군부의 조치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언론매체에 불만을 품고 있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긴장 고조」를 이유로 최고회의가 언론기관을 통제할 것을 촉구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이같은 요청은 최고회의 개혁파 대의원들로부터 즉각 항의를 받았으며 나중에 고르바초프가 이를 해명하고 새로운 결의안을 제출했다.
이날 라트비아 수도 리가 교외에서는 소련군의 진출을 막기위한 바리케이드 구축에 참여하고 있던 39세의 트럭운전사가 소련 내무부산하 정예부대인 「검은 베레」가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이는 제2차 대전전의 독립을 회복하기 위해 크렘린 당국과 싸우고 있는 라트비아에서 발생한 최초의 희생자로 「검은 베레」는 이날 리가에서 이밖에도 일련의 공격을 전개했다.
한편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 의장 보리스 옐친은 16일 북유럽 4개국의 대사들에게 발트해 공화국들을 분쇄하기 위해 무력이 사용된다면 러시아공화국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타스통신은 이날 옐친 의장이 스웨덴·노르웨이·덴마크 및 핀란드 등의 대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리투아니아·에스토니아·라트비아에 대한 무력사용이 계속된다면 러시아는 이에 무관심하지 않고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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