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뮴 중독 근로자/노동부서 은폐 의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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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국내 처음 두명 발견… 두달째 사실 숨겨
국내 최초의 카드뮴중독 유소견자로 판명된 근로자 2명이 2차 정밀역학조사에서도 중독사실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노동부가 두달째 발표와 후속조치를 미뤄 사실을 은폐하려 한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첫 중독자로 확인된 2명은 울산의 플래스틱 분쇄기 제조업체인 현대정밀산업(대표 민보야) 근로자 윤종일(38)·한상구(40)씨로 이들은 지난해 11월 요중 카드뮴중독치가 정상치의 최고 14배를 넘는 등 카드뮴중독 유소견자로 판명되자 같은달 19∼23일까지 5일동안 산업의학 전문가들로부터 정밀역학조사를 받았었다.
이 정밀조사에서도 윤씨등은 당초의 검사수치와 비슷한 결과가 나타나 국내 최초로 카드뮴중독 사실이 공식확인된 것으로 관계자들에 의해 전해졌다. 그러나 노동부는 두달이 다 되도록 이들을 직업병으로 최종 판정하기 위한 직업병 판정 심의위원회 소집도 미룬채 역학조사반은 물론 내부에 일체 함구령을 내려 사실을 감추려는 움직임이다.
노동부관계자는 14일 『윤씨등의 카드뮴 중독치가 정상치보다 높은 것으로 확인됐지만 내부조정 절차가 남아 아직 발표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으나 노동계에서는 『새로운 직업병 빌생사실이 확인됐다면 당국이 이를 발표하고 관련업체에 대한 작업환경 점검·개선 등으로 또다른 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후속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이 옳다』며 노동부의 늑장을 비난했다.
중독자중 윤씨는 88년 4월 입사 1년10개월 동안 이 회사에 근무하다 원인불명의 통증·전신무력증 등 증세로 89년 11월 부산 인제대 부설 백병원 검진결과 카드뮴의 요중농도는 정상치의 14.47배인 1백44.7마이크로g,혈중농도가 정상치의 50%를 초과한 15.12마이크로g으로 측정됐다.
88년 12월 입사,1년8개월 동안 근무한 한씨도 지난해 8월 백병원의 진단결과 카드뮴의 요중농도·혈중농도가 정상치의 2.5배,3.4배인 25.75마이크로g,34.79마이크로g으로 각각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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