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와 역사적 대결태세 완비”/이라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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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베이커는 사우디서 대응협의/EC12국선 케야르에 중재 전폭위임
【바그다드·쿠웨이트 로이터·AFP=연합】 미­이라크 평화회담이 결렬되자 10일 이라크관영 언론들은 이라크가 페르시아만 주둔 미군과 「역사적인 대결」을 벌일 준비가 되어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라크정부는 이에 관한 논평이나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있다.
이라크 집권 바트당 기관지 알 바트는 이날 『위대한 승리와 그것의 영예로운 결과에 대해 무한한 신념을 갖고있는 수백만명의 용사들이 희생할 태세를 하고 대결을 갈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정부기관지 알 타우라는 『이라크는 그것의 형태와 규모에 상관없이 어떠한 침략이나 공격도 전면적인 역사적 대결로 화하게 할 결의가 되어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제임스 베이커 미 국무장관은 10일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을 시작으로 페르시아만 동맹국 순방에 나서 이집트·시리아·아랍에미리트연합·터키 등의 지도자들과 대 이라크전 전략협의에 들어가는 등 본격적인 임전태세 준비에 나서고 있다.
베이커장관은 리야드공항에서 알 파이잘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과 만난뒤 바로 파드국왕을 방문,타리크 아지즈 이라크 외무장관과의 회담내용을 설명했는데 이 자리에서는 대 이라크 군사행동 일정과 절차등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전쟁이 발발할 경우 이라크로부터 첫번째 공격의 위협을 받고 있는 이스라엘은 제네바회담의 결렬직후 전군에 비상경계령을 내리는 한편 공격을 받는 즉시 대규모 보복을 가할 것이라고 공언하는 등 강경대응입장을 밝혔다.
이스라엘군의 한 고위관계자는 10일 비상경계령 발동사실을 확인하고 만약 이라크가 공격해온다면 이스라엘은 즉각 반격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소식통들은 그러나 이스라엘이 대 이라크 선제공격을 가하지는 않기로 미국측에 양해한 것으로 전했다.
한편 유럽공동체(EC)소속 12개국 외무장관들은 11일 제네바에서 케야르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그의 바그다드 방문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룩셈부르크 정부가 10일 밝혔다.
현재 EC순회의장국인 룩셈부르크 정부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EC와 그 회원국들은 유엔 사무총장의 행동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소속 12개국 외무장관들이 11일 케야르 총장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상테르 룩셈부르크 총리는 그러나 이날 독일 라디오 방송과의 회견에서 『우리는 새로 제시할 것이 아무것도 없으며 단지 이라크가 유엔 결의를 준수해야 한다는 것을 확실히 하고자 할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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