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극동 경제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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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올해는 한반도와 일본·소련·중국을잇는 극동경제권에서 자본과 기술등을 앞세운 한일기업들의 일대 접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한국에서 중국으로, 소련으로 뱃길이 트인데 이어 일본에 대한 직항노선 수도 더욱 늘어나고 있다. 반세기이상 막혔던길이 얼리면서 한·중·일·소간에 인적·물적교류가 왕성해졌다. 극동경체권의 무역패턴이획기적인 변화를 맞게 되었다.
한국기업들은 한소수교와 한중무역사무소 개설을 계기로 본격적인 극동시장개척 전략을 다늠어가고 있다.
여기에 북한·일본간 수교를위한 정지 작업이 진행중이고, 남·북한간 화해무드가 고조되고 있다.
이같은 극동경제권의 형성은내년말로 예정돼 있는 EC(유럽공동체)통합등 세계적인 블록경제화 추세와도 맞아떨어지는것이어서 각국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본격적인 경제권 형성까지는 어느정도 시일이 소요되겠지만우선은 지리적으로 가까운데다역사적으로도 해당국들간의 교류가 왕성했던 점을 고려할때국내 기업들의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한국은 독특한 개발모델과 기술및 자본을 앞세워 자원과 노동력이 풍부한 중소로 점차 발을 깊이 들여놓고 있다. 지금까지 소련과 중국등에 대한 투자에 유보적인 입장을 취해왔던일본은 보다 적극적인 중소시장참여결정을 내리고 있다. 그같은 움직임은 극동경제권에서의헤게모니를 쥐어야겠다는 의도로 분석되기도 한다.
한국의 기술과 자본에 적극적인 손짓을 보내고있는 소련에는 현대·삼성·대우·럭키금성등 국내 4대그룹을 비롯, 진도와 삼환기업이 이미 교두보를 확보해놓은 상태다.
이들은 소련 현지에 합작공장을 설립, 현지공급및 유럽수출의 전진기지로 삼는다는 전략을세우고 있다. 삼성은 태부족상태인 호텔의 합작건설에 나서고있다.
극동연해주 삼림개발을 소련 과 합작으로 진행하고 있는 현대는 중국 동북3생(만주)의 우리교포 5백명을 고용해 이 방면에시 가장 빠른 항보를 보이고 있다.
우리기업들의 중국에 대한 진출은 소련보다 시기적으로는 앞섰지만 진행속도는 상대적으로더딘 편이다. 이는 중국의 북한을 의식한 외교정책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럼에도 동북3생을 중심으로 대우·금성사등 30여개의 다양한 억체들이 이미 들어가 있거나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중국에시 한번 실패한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는 일본의 대소진출은 매우 조심스럽게 진행되고 있다.
일본은 89년말 현재 소련에서는 33건의 합작사업만을 추진했다. 그 이후 상황이 전보다호전되자 더 새로는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는 극동지역 하바로프스크에 이와이(암정)·미쓰이(삼정)· 마루베니(구홍)· 스미토모(주야)·니치멘(왈면)등 대형 종합상사들이 현지 사무소의 문을 열었다. 이와합께 올 봄개방예정인 블라디보스토크에지난해 한햇동안에만 5천명이넘는 일본경제사절단이 방문,대소진출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있다.
앞으로 점차 그 모습이 갗추어질 극동경제권및 환태평양경제권에서 한일 기업들의 시장개척 형태는 때로는 양쪽의 기술및 자본이 연결되는 합작 진출이 되거나 미국이 낀 3국 합작 또는 전혀 독립적인 경쟁체제로 출발하게 된다.
따라서 중국 동북부나 소련극동시장을 눈여겨보고 있는 한국기업들의 진출전략은 배짱을앞세우면서도 일본 기업을 견제할만한 관련정보 입수와 상황에따라 경영방침을 수정·보완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베리아 천연가스를 육· 해상 파이프라인을 통해 한반도와 일본에공급하겠다는 현대의 구상이차츰 구체학될 경우 일본 기업이 어떤 대응 전략을 마련할지주목된다.
한편 북한과 일본간에는 항공기 직항로 개설이 추진중이다.
아직 구체적인 항로가 정해지진 않았지만 평양∼니가타(신석)시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니가타시는 현재 한국·소련등과 항공노선및 해상 직항로를개설하고 있을 뿐아니라 시자체적으로 극동경제권 구축을 계획하고 있어 만일 평양노선이 확정된다면 극동겅제권의 모습은디욱 뚜렷이 드러날 것이다.
아무튼 89년6월이후 한중 화물 해상 직항로및 카페리 정기직항로의 개설과 올봄에 트일부산∼소보스토치니간 국제선운항등은 우리나라와 중소간에더많은 인적· 물적 교류를 가져와 이 지역에서의 경제교류를더욱 촉진시킬 전망이다.<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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