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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 요정' 된 회장님…한화, 꼴찌 위기서 12년 전 역전승 재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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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10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를 찾아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 한화 이글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10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를 찾아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 한화 이글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리그 최하위 추락이 결정되는 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야구장을 찾았다. 한화는 김 회장이 보는 앞에서 연장 끝내기 역전승을 거뒀다.

김 회장은 10일 계열사 임직원 500여명과 함께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방문해 키움 히어로즈와의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 경기를 관람했다. 김 회장이 야구장을 찾은 건 지난 3월 29일 kt wiz와 홈 경기 이후 42일 만이다.

당시 김 회장은 2018년 10월 19일 이후 5년 5개월여 만에 경기장을 찾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한화는 3월 28일까지 개막 후 5경기에서 4승 1패의 성적을 올렸고, 29일 경기에서 류현진을 앞세워 3-2의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한화는 최근 주축 선수들의 부진 속에 9위로 추락했다. 이날 한화가 키움에 패하고, 최하위인 롯데 자이언츠가 LG 트윈스에 승리할 경우 한화가 리그 꼴찌로 떨어지는 상황이었다.

김 회장의 이번 방문은 2012년 5월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을 떠올리게 한다. 2011시즌 8개 팀 중 공동 6위를 기록한 한화는 2012시즌을 앞두고 박찬호, 김태균, 송신영 등 이른바 '빅3'를 영입하며 단숨에 상위권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한화 선수들은 팀 내에 가득 찬 패배 의식을 지우지 못하고 시즌 초반부터 최하위로 밀렸다. 이에 김 회장은 그룹 임원진들과 직접 경기장을 찾았다. 당시 한화 선수들은 7회까지 3-4로 밀리다가 고도의 집중력을 펼치며 8회에 극적인 역전에 성공, 두산을 6-4로 꺾었다.

선수단의 역전승을 지켜본 김 회장은 경기 후 직접 그라운드로 내려와 최고참인 박찬호에게 "프로선수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고, 박찬호가 답변을 못 하자 "프로선수란 생명을 걸고 싸우는 사람"이라고 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한화의 올 시즌 행보는 2012년과 비슷하다. 개막을 앞두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던 류현진과 자유계약선수(FA) 내야수 안치홍을 영입했다. 그리고 한화는 이날 12년 전처럼 김 회장에게 짜릿한 역전승을 선물했다.

끝내기 홈런 친 요나단 페라자. 사진 한화 이글스

끝내기 홈런 친 요나단 페라자. 사진 한화 이글스

주인공은 연장 10회 끝내기 홈런을 터뜨린 요나단 페라자였다. 페라자는 한화가 3-4로 뒤진 8회말 공격에서 본격적인 원맨쇼를 시작했다. 선두 타자로 나선 페라자는 키움의 네 번째 투수 김재웅을 상대로 좌전 안타를 치며 승리의 불씨를 살렸다. 페라자는 노시환 타석 때 폭투를 틈타 2루를 훔쳤고, 문현빈의 우전 적시타 때 과감하게 홈을 파고들어 동점을 만들었다.

승부는 한화의 10회말 공격 때 갈렸다. 페라자는 김동혁을 상대로 볼카운트 2볼-1스트라이크에서 가운데 몰린 시속 139㎞ 직구를 공략해 우측 담장을 넘기는 125m 홈런을 작렬했다.

전날까지 최하위 롯데와 승차 없이 9위를 달리던 한화는 이날 5-4 승리로 3연패에서 탈출하면서 키움과 공동 8위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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