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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영천시장 간 尹, 민정수석 데려갔다 "현장소리 들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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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2주년을 맞은 10일, 윤석열 대통령은 기념식을 생략하고 서울 청계천을 찾았다. 점심을 먹으러 나온 직장인을 만나고, 이후 서대문 영천시장을 방문해 현장 물가를 점검했다. 참모로는 성태윤 정책실장과 박춘섭 경제수석 외에도 김주현 민정수석이 동행해 눈길을 끌었다. 윤 대통령이 “민정수석도 현장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제안해 함께한 것이라고 한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10일 “민심 청취와 물가 안정 차원에서 민정·경제수석이 동행했다”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을 찾아 수산 매장에서 상인을 격려하고 있다. 윤 대통령 오른쪽은 김주현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을 찾아 수산 매장에서 상인을 격려하고 있다. 윤 대통령 오른쪽은 김주현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이날 중구의 한 식당에서 김치찌개를 먹은 뒤 청계천을 산책하며 주변 직장인과 외식 물가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시민들에게 “외식 물가도 점검하고 시민 여러분을 만나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한 시민이 “자주 나오세요”라고 외치자 “여러분이 불편하지 않으시면 자주 나오겠다”고 답했다. 영천 시장을 찾아선 채소와 과일, 해산물 점포 등을 방문해 “모든 수단을 강구해 장바구니 물가를 잡는 데 정부의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멍게와 게, 완두콩을 직접 구매했다. 한 상인이 “(카드) 수수료율이 너무 비싸다”고 하소연을 하자 윤 대통령이 “좀 싸게 이용하실 수 있게 하겠다. 이분이 경제수석”이라며 상인들에게 박 수석을 소개했다.

취임 2주년을 맞은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중구 다동 음식문화거리를 방문해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취임 2주년을 맞은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중구 다동 음식문화거리를 방문해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이날 행보는 9일 기자회견에서 “저부터 바꾸겠다”고 했던 윤 대통령의 다짐을 실천에 옮긴 것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 중 총선 패배의 원인을 묻는 질문엔 “국민 한 분 한 분이 느끼는 어려움, 불편함 등을 적극 찾아 해결하겠다”며 “서민과 중산층 중심의 정책을 펼치겠다”고 했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홍철호 정무수석을 통해 추경호 신임 원내대표에게도 직접 고른 축하 난을 보냈다. 홍 수석은 추 원내대표를 만나 “대통령은 ‘추 원내대표가 경제부총리로 역할을 했고, 지금 우리 경제 문제가 가장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며 난을 건넸다.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 이후 민생 행보에 집중하는 건 여론이 호의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10일 갤럽이 발표(7~9일 성인 1000명 조사·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은 24%였다. 부정 평가의 이유로 ‘경제·민생·물가’(19%)를 꼽은 비율이 가장 높았다. 윤 대통령의 현 지지율은 한국갤럽 기준 87년 체제 이후 역대 대통령의 취임 2주년 지지율 중 가장 낮다. 이전까지는 1990년 2월 노태우 전 대통령이 기록한 28%가 최저치였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민심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로 돌아와 예고 없이 기자실을 방문해 또 출입 기자를 만났다. 전날 취임 2주년 회견을 한 지 하루 만에 다시 언론과 접촉한 것이다. 내주부터는 민생토론회도 재개할 방침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김주현 민정수석비서관과 전광삼 시민사회수석비서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김주현 민정수석비서관과 전광삼 시민사회수석비서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 대통령은 10일 신임 시민사회수석으로 전광삼 전 시민소통비서관을 임명하며 3기 대통령실 구성을 완료했다. 전 수석은 서울신문 기자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에서 대통령실 춘추관장을 지낸 뒤 문재인 정부 당시 야당 추천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상임위원을 역임했다.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에서 시민소통비서관을 맡았다.

전 수석은 이날 인사말에서 “더 많은 분야에, 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분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나가겠다”며 “많이 듣고 가감 없이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게 주어진 임무이자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날 인선으로 3기 대통령실 구성도 사실상 마무리됐다. 출범 당시 슬림한 대통령실을 내세웠던 2실장(비서실ㆍ국가안보실)ㆍ5수석(정무ㆍ홍보ㆍ시민사회ㆍ경제ㆍ사회) 체제에서 3실장(비서실 ㆍ정책실ㆍ국가안보실)ㆍ7수석(정무ㆍ홍보ㆍ시민사회ㆍ경제ㆍ사회ㆍ과학기술ㆍ민정)으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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